소율은 어린 시절부터 오빠 친구인 이안을 마음에 품었다. 용기 내어 침대에 뛰어 들었지만, 이안은 친구 동생으로만 대하며 거절하고 떠나버렸다. 7년 후, 다시 만난 이안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녀의 은밀하고 완벽한 계획이 시작되었다. 이안을 제외한 모두가 기꺼이 그녀의 동조자가 되어 주었다. 이제, 이안의 마음만 얻으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남자는 이안뿐이었기에.
발췌글
“대답.”
“응? 그, 그래. 당연히.”
“그런 대답 말고. 예스냐 노냐. 응? 나랑 결혼할래 말래?”
“오빠, 내가 이미 대답했잖아…….”
“아니. 난 네 입으로 하는 ‘yes’는 듣지 못했던 것 같은데?”
“반지도……꼈잖아. 오빠가 준…….”
“야! 그거랑 그거는 관계없어. 대답하라고. 대답.”
“……나중에. 침대에서.”
“뭐? 뭐라고?”
“침대에서 해 주겠다고.”
“…….”
그녀의 말에 그는 그대로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드디어 그녀를 안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지금 당장 듣고 싶으면 바로 침대로 가도 되고…….”
“!”
“어때? 갈래? 말래?”
“가, 가자. 지금.”
“좋아. 그럼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보여 줄 테니까 당장 가자.”
그녀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당장 침대로 가자고. 이젠 그럴 시간이라고. 그녀의 목소리에 그가 몸을 안아 들고 아주 은근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 그 말 후회할 거야.”
기다린 시간을 따지자면 그녀와 비교할 수 없지만, 그는 자신했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 것으로 따지자면 그녀 못지않다고. 그래서 절대 그녀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 있었다. 아니, 꼭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녀에게 그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녀와 하나가 될 날을 그녀보다 오히려 더 손꼽아 기다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