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의도
일러두기
'무지개 인문학'은 책읽는귀족의 디오니소스 프로젝트를 확장한 개념이다.
책읽는귀족은 2015년부터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부터 시작하여 <인생의 서른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 <미쳤거나 천재거나>,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 <바람이 전하는 인디언 이야기>, <피곤한 인생에서 벗어나는 13가지 생각의 방법>, <내가 만난 유령>, <요정을 믿지 않는 어른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 <보이지 않는 세계로의 여행>, <신화와 미신, 그 끝없는 이야기>, <소로의 메인 숲>, <다시 들려준 이야기>, <휴식의 철학>, <왜 스미스 여사는 내 신경을 긁을까?> 등등 18종의 디오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디오니소스’는 니체에게 이성의 상징인 아폴론적인 것과 대척되는 감성을 상징한다. ‘디오니소스 프로젝트’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는 축제의 신이기도 한 디오니소스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내려는 시도로, 우리의 창조적 정신을 자극하는 책들을 중심으로 디오니소스적 세계관에 의한, 디오니소스적 앎을 향한 출판의 축제를 펼친다는 의미다. 니체는 디오니소스를 통해 세상을 해방시키는 축제에 경탄을 쏟았고, 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릴 수 있는 존재로 디오니소스를 상징화하였다. 자기 해체를 통해 스스로를 극복하는 존재의 상징이기도 한 디오니소스는 마치 헤르만 헤세의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발버둥 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는 의미와 맞닿아 있다. 이제 여러분을 ‘디오니소스의 서재’로 초대하여 '무지개 인문학'을 새롭게 소개하려고 한다.
무지개 인문학은 디오니소스 프로젝트에 근거를 두고 '색깔 있는 인문학'으로 변주한다. 빨주노초파남보의 7가지 색깔처럼 7권의 다양한 주제로 인생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하나씩 찾아간다. 그러나 무지개 색깔의 순서, ‘빨주노초파남보’의 그 고정관념에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빨간 색에 해당하는 이 ‘운명의 시간’은 무지개 인문학의 그 두 번째다. ‘운명의 시간’은 디오니소스 프로젝트 중 하나인 ‘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를 가볍고 쉬운 언어로 터치하면서 지나간다. 인문학 초심자의 눈높이에 맞게 생활 언어로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까지 생각하도록 인도한다. 이 책의 부제처럼 ‘운명의 바람 소리를 들어라-북소믈리에와 함께 하는 생각 여행’이다.
무지개 인문학은 좀 더 쉽게, 좀 더 감각적으로 그 해답을 찾는 길에 나선다. '무지개 인문학'은 우리 삶에서 해답이 틀 안에 갇혀 있지 않고,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로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무지개 인문학'은 저자가 만든 개념이다. 이 세상에서 인생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이들을 위한 감각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안내서이다.
◎ ‘운명의 시간’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정말 운명은 있을까?’ , ‘저세상은 존재하는 걸까?’,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걸까?’ 등등 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순간에 이런 질문을 가끔 던진다. 하지만 아무도 속 시원하게 대답을 해주지 못한다.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이런 질문에 명쾌하고 자세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운명의 시간’ 저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헤맸을 때 해답을 발견하지 못해서, 결국 그 해답을 담은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마치 전생과 운명을 암시해주는 듯한 꿈을 자주 꾸었고, 그로 인해서 남보다 더 빨리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공도 ‘철학’을 선택했다. 어쩌면 그 해답을 빨리 발견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해서. 그리고 결국 그 질문에 대한 ‘탐색’이 거의 다 끝났다고 생각되는 지금 이 시점에 이 책, ‘운명의 시간’을 쓰게 되었다.
‘운명의 시간’은 우리 인간 삶의 순서대로 차례가 ‘탄생 이전-탄생-성장-쇠락-죽음-죽음 이후’로 구성되었다. 이 화두를 던지면서 우리가 평소 궁금해하던 여기뿐만 아니라 ‘저 너머’의 존재까지 사고의 탐색을 한다. 그 탐색은 이 책의 제목 ‘운명의 시간’이나 또는 차례의 화두만큼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의외로 아주 가벼운 이야기로 흘러간다. 왜냐하면 인생사란 것이 으레 사소함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상 속에서 ‘삶과 죽음’의 문제의식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 ‘운명의 시간’은 에세이를 읽는 느낌으로 우리가 인간이라면 모두 절대로 피해가지 못하는 탄생부터 ‘죽음’이라는 문제까지 자연스럽고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인문학은 항상 어렵고 무겁다’는 통념을 깨는 게 철학 전공자로서 스스로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이런저런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운명의 시간’ 이 책을 모두 읽을 때쯤이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철학적 문제의식을 마음에 담고 산다는 게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 『운명의 시간』 본문 맛보기
자신의 운명을 찾아서 길을 나선 사람들은 이런 힘든 순간을 거의 다 겪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위기의 순간에 백기를 들고 투항하여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말은 정말 맞다. 집을 떠나면 일단 따뜻한 잠자리와 일상의 편안함을 많이 포기해야 한다. 타향살이에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돈이 들어간다. 고향의 집에서는 냉장고만 열면 그냥 있는 과일부터 화장지까지 스스로 다 벌어서 채워 넣어야 한다.
그래서 내 주변에서도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청춘들이 다시 안락한 일상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더러 봤다. 때로는 견디다가 결혼하고 난 이후에 가족을 이룬 사람들도 백기 투항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사는 삶을 선택한 경우도 봤다. 아무래도 고향에 가면 터전이 있기에 낯선 서울살이보다는 훨씬 윤택하고 편안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
-「제2막 탄생」 중에서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뉴스에서 혐오범죄가 일어나는 걸 볼 때마다 만일 전생에 자신이 그 혐오하는 대상이었다면 어떨까. 또 앞으로 다시 태어날 경우, 자신이 혐오하는 대상으로 태어난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뉴스에서 백인이 흑인이나 아시아 인종을 혐오해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범죄를 저지를 때 그들이 만일 환생이나 카르마라는 신지학의 사상을 알고 있다면 저런 나쁜 마음을 먹을까 하고 생각한다.
또 학교 폭력이 뉴스에서 나올 때 왕따를 시키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생들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면, 그들이 만일 신지학의 사상을 알고 있다면 저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왕따를 시키고, 가혹 행위를 이번 생에서 하는 학생들이 다음 생에서 그들이 그렇게 당하는 아이로 태어날 수도 있다는 것.
-「제3막 성장」 중에서
죽은 사람들은 에너지로 변한다. 처음에는 이전의 자신을 의식하는 에너지다. 그래서 이번 생의 사람과도 교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에너지는 진정한 우주의 에너지로 변한다. 그래서 이번 생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 그리고 이번 생의 사람들과 교신은 끊어진다. 그들이 다시 환생하는지, 언제 환생하는지, 그 주기가 어떤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환생을 하긴 하는지는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도 환생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고등학교 때 이상한 꿈들을 며칠 동안 잇달아 꾸었다. 방안에 짙은 모래바람이 불어오고 나서 시야가 걷히자, 액자 두 개가 방바닥에 놓여 있는 게 보였다. 하나는 신문명을 막 받아들인 개화기 시대의 양복을 입은 남자의 얼굴이었고, 또 하나는 유관순처럼 그런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은 여자의 얼굴이 담긴 사진 액자들이었다. 두 사람은 연인인 듯했다. 꿈은 말하지 않고도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6막 죽음 이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