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거 다 똑같아.”
참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사람마다 성별도, 출신도, 나이도, 직업도 다 다른데 어떻게 사는 모습이 같을 수 있을까? 아니, 설령 이 모든 것들이 같다고 해도 기나긴 인생에서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이 무수히 많은데, 그 모든 선택이 다 같을 리 없지 않은가. 그래서 제각기 다른 우리가 모여 만든 책은 중구난방이 될 줄 알았다. 각자 마음속에 품어 왔던 이야기를 글로 풀어 보고 싶다며 모인 우리는 공통점이라곤 무엇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아, 정말 큰일이다!”
좋은 소리도 마구잡이로 섞이면 시끄러운 소음이 될 뿐이다. 글을 쓰기 전부터 애써 만든 책이 망작(亡作)이 될까 봐 불안했다. 마침내 완성된 원고. 우리는 우리들이 만든 책의 첫 독자가 되었다.
신기하게도, 완성된 모두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각 이야기 속의 인물과 상황은 분명 지금의 ‘나’와 거리가 멀었지만, 어떤 이야기는 이미 지나온 삶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고, 어떤 이야기는 곧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게 했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에 몰입하여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슴 아파하거나, 눈물을 흘렸다. 그래, 사람 사는 거 다 같진 않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내면의 고민과 갈등은 모두가 비슷한 것 같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런 것들을 담고 있었다. 덕분에 각각의 이야기는 그 색깔이 달랐지만, 그것들이 모인 우리들의 책은 무지개처럼 조화롭고 매력적이었다.
어쩌면, 지금 책을 펼친 당신도 겪게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이야기가 당신을 삶의 어떤 지점으로 이끄는 신비로운 경험을. 그리고 그곳에서,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공감과 위로,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