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지나친 성숙함을 요구받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관계의 단절이나 지고한 노력의 배신, 혹은 망망대해와 같은 앞길의 불안함 속에서도 태풍의 눈과 같은 고요함을 바라는지 모릅니다. 가끔은 그 가혹한 대가와 함께 짓쳐오는 반항심에 몸을 맡길 때도 있습니다. 삶이란 바다에 둥둥 떠다니며 보이지 않는 길을 헤매기도 합니다. 간신히 헤쳐 나간 그곳에서 우리는 현실을 마주하곤 합니다. 시선은 여전히 손에 잡을 수 없는 동경이나 선망, 비교와 질투, 때론 사랑의 감정을 향해 있지만 쓸쓸한 결말을 고하기도 하지요. 여기, 순수가 어울렸던 어릴 적의 모습은 사막의 모래성처럼 흩어지고, 어느새 현실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4명의 어른이 있습니다. 한때 세상이란 바다에 정처 없이 표류하던, 그 상처들로 조금은 성숙해진 그런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제 각자만이 걸어온 독특한 빛을 조심스레 이야기하려 합니다. 흘러간 시간에도 바래지 않은 눈빛들은 마치 길을 잃은 뱃사공을 비춰주는 별처럼 아른거립니다.
옛날 뱃사람들은 항해할 때면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길을 찾아내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모여 만들어진 방위는 드높은 하늘의 이정표였습니다.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는 시리도록 빛나는 별이며, 또한 그리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은 비록 지난 후회들에 엉겨 붙어있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본연의 모습으로 묵묵히 완성해나가는 그날이 올 때까지 삶을 노래하려 합니다. 이 드넓은 바다에 비친 고작 네 가지의 이야기는 어쩌면 여러분의 고요한 밤을 울리기에 충분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