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 어김없이, 한 살씩 나이를 먹습니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다 보니 바뀌는 게 여럿 있더군요. 식성도 바뀌고, 취향, 성격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렬하게 짙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가슴 속 오래도록 품어온 ‘열망’ 같은 것, 아닐까요?
어느 날, 우리는 ‘같은 마음’으로 만났습니다. 가슴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먼지가 켜켜이 쌓인 오래된 서랍을 뒤적이는 일 같았죠. 그토록 찾고 싶은 무언가는 손에 닿을 듯 닿지 않았습니다.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나서야 비로소 하나의 소재를 끄집어낼 수 있었죠.
누군가의 고민은 바람에 흩어지고, 한 잔 술에 잊히기도 합니다. 우리는 고민을 부여잡고, 글로 써 내려갔습니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까지, 주저하였으나 물러서지 않은 마음을 기억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 어쩌면 한 땀 한 땀 옷을 짓는 행위와도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고슬고슬한 밥을 지어 김밥 한 줄을 싸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정성이 담기면,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 완성되듯이, 우리가 쓴 글은 비록 서툴지만, 무해할 겁니다. 마음을 다하여 써 내려간 진심이 그걸 증명할 테죠. 고되지만, 분명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한없이 부끄러운 마음을 용기로 피워낸 신월 님,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지영 님,
모래시계를 돌리듯, 닫힌 마음을 열고 쓰게 됐다는 티스텔라 님,
한 줄을 써 내려갈 때마다 설레고 뿌듯했다는 또도히 님,
아픔을 나누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는 유라 님,
새롭게 도전하며 배우게 됐다는 다영 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만 같았다는 태운 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언젠가 지금의 ‘첫 마음’을 기억하며, 서로의 안부를 떠올리기를!
우리가 품은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고, 저마다 다른 빛깔과 향기를 낼 수 있도록 열정으로 이끌어주신 현해원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우연이라도 이 책을 펼친 당신에게.
“우리 얘기”가 오늘 하루를 살아낸 당신에게
작지만 은근한 위로로 남는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