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

한승혜 박정훈 김용언 심진경 이라영 조이한 정희진 장은수 | 문예출판사 | 2023년 02월 27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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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타자를 주체로서 존중하지 않고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은 예술적 사기다.”


타자화된 채 박제된 여성들을 위한 문학적 진혼굿
여성의 관점으로 ‘고전’, ‘걸작’의 조건을 질문하다

〈말괄량이 길들이기〉, 《달과 6펜스》, 《안녕 내 사랑》, 《위대한 개츠비》, 《나자》, 《그리스인 조르바》, 〈날개〉, 〈메데이아〉. 이들은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국가에서 쓰인 작품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첫째, ‘걸작’으로 불리며 오래도록 읽혔다는 점. 둘째, 모두 여성을 모욕하여 ‘예술적 성취’를 이뤘다는 점.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은 소위 ‘고전’, ‘걸작’으로 소개되고 읽혀온 이들 작품을 비판적으로 재독해하여 고전, 걸작의 조건을 질문한다. 핵심 질문은 두 가지다. 문학을 지배하는 시선은 누구의 시선인가. 문학 작품 속에서 여성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위 작품에서 여성 인물은 대개 악녀, 속물, 거짓말쟁이, 정신질환자, 마녀, 억압자, 예술적 객체 등으로 재현되었다. 긍정적으로 그려질 때도 있지만, 철저히 남성에게 종속되어 그들에게 돌봄과 재생산 노동을 제공했을 때만 그러했다. 반면 남성들은 여성들이 모욕을 감내하는 동안 위대해지고, 자유를 얻으며, 초월적 지위를 얻고, 보편적인 권위를 확보했다. 문제는 이 모든 게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었다는 점이다. 예술은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영향을 끼치며 자신의 관점을 재생산한다. 때문에 이들 작품의 여성혐오는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욕당한 여성들을 위한 문학적 진혼굿을 통해 그들의 빼앗긴 명예를 복권하는 일이 시급한 이유다.

여덟 명의 저자가 여성의 관점에서 걸작을 다시 읽는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의 시도는 고전의 의미를 확장적으로 재정의한다. 고전은 의미가 고정된 채 절대적 권위를 뿜는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시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거리를 풍부하게 가진 작품이야말로 고전이라 불릴 만하다.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은 동시대의 관점에서 고전의 가치를 다시금 고민해보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 한승혜
서평가, 비평가, 칼럼니스트.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저도 소설은 어렵습니다만》 등을 썼다.

지은이 | 박정훈
〈오마이뉴스〉 기자.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등을 썼다.

지은이 | 김용언
미스터리 전문지 《미스테리아》 편집장. 《문학소녀》, 《여자에게 어울리는 장르, 추리소설》 등을 썼다.

지은이 | 심진경
문학평론가. 《여성, 문학을 가로지르다》, 《한국문학과 섹슈얼리티》, 《여성과 문학의 탄생》 등을 썼다.

지은이 | 이라영
예술사회학자. 《정치적인 식탁》,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말을 부수는 말》 등을 썼다.

지은이 | 조이한
젠더와 미술사에 관해 글을 쓰고 강의한다. 《젠더: 행복한 페미니스트》, 《당신이 아름답지 않다는 거짓말》 등을 썼다.

지은이 | 정희진
여성학 연구자, 서평가, 문학박사.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아주 친밀한 폭력》 등을 썼다.

지은이 |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출판의 미래》, 《같이 읽고 함께 살다》 등을 썼다.

목차소개

서문 ‘걸작’은 누구를 모욕하는가

말괄량이는 정말로 길들었을까? _한승혜
셰익스피어, 〈말괄량이 길들이기〉

‘미투 이후’의 세상에서 《달과 6펜스》 읽기 _박정훈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그 여자를 찾아내 퇴치하라 _김용언
레이먼드 챈들러, 《안녕 내 사랑》

‘위대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_심진경
F.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아름답게 미친 여자들, 그들은 누구인가 _이라영
앙드레 브르통, 《나자》

그리스인 조르바, ‘자유로운 남자’라는 환상 _조이한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식민지 남성성과 미소지니 _정희진
이상, 〈날개〉

고통을 대가로 자유를 선택한 해방의 여신 _장은수
에우리피데스, 〈메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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