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쓸모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들

박산호 | | 2023년 03월 22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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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번역자이자 작가인 박산호가 많은 독자와 콘텐츠 제작자가 주목해야 할 소설 17편 속에 담긴 메시지와 아이디어를 파고들면서, 소설이 우리의 불명료하고 좌절이 가득한 삶에 어떤 유용성을 가져다주는지 알아본다.

우리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웹툰, 게임, 뉴스레터 등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넘쳐나고 이야기의 중요성이 과거의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야기가 가진 흥미도와 메시지의 낙폭이 세상의 많은 것을 좌우하는 현시점에서, 저자는 이야기의 대표적 그릇 중 하나인 소설을 들여다보며 그 세계 속의 또 다른 경이로운 가능성과 아이디어를 탐구한다.

체념과 허무주의가 팽배한 요즈음, 삶의 터전 곳곳에 놓인 수많은 덫을 피하게 해줄 수 있는 소설 속 아이디어들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양심과 의지가 관련된 난제를 들이밀고, 표면 밑의 균열을 직시하게 만드는 소설들은 종내에 우리에게 어떤 이로운 영향을 가져다줄까?

21세기의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들은 때로는 시간, 비용, 장소, 분량, 노동력 등의 한계 때문에 많은 것을 미끈하게 깎아내야 하기도 한다. 《소설의 쓸모》는 이런 콘텐츠들과는 좀 다른, 오직 소설만이 전달할 수 있는 복잡하고 미묘하며, 혹은 얼핏 거칠거나 자질구레하게 보이기까지 하는 메시지와 새로운 발상들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린다.

문학을 오랫동안 공부해온 박산호 저자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풀어낸 소설 17편 속 아이디어, 재미,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신선한 공기와 힘이 가득 찬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이 책은 무엇보다도 독자로 하여금 소설을 한층 더 사랑하게 만들어준다.

저자소개

들어가며

영감이 기다리는 세계

1. 만약 세상이 그토록 문자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활자 잔혹극》
2. 걸작을 만들어낸 질문들: 《시녀 이야기》
3. 에일리언의 손을 마주 잡을 때: 〈천국의 신부들〉
4. ○○인 게 나한테 이롭기도 해: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5. 답은 항상 여러 개 있다: 《걸 온 더 트레인》
6. 영리하며 치밀한 여성들로 대체되고 있는 세계: 《나는 너를 본다》
7. 일기를 쓰면 모두 덜 미친다: 《디 아더 미세스》
8. 고단한 삶을 위로해주는 그들은 명탐정: 《스위트홈 살인사건》

미스터리를 환대하는 세계

9. 젊은 여주인공이 기필코 성공하는 이야기를 읽는 사회: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10. 악당도 신부도 여자: 《불타는 소녀들》
11. 인생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법 배우기: 《어둠의 왼손》
12. 오래되고 낡은 사람들은 해결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13. 《제인 에어》의 광녀 버사 메이슨과 레베카: 《레베카》
14. 사나운 왕국에서의 양자택일: 《밤의 동물원》
15. 삶의 구경꾼 무리에 합류한다면: 《베이비 팜》
16.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진실: 《예쁜 여자들》
17. 지구인과도 소통이 안 돼: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

목차소개

화장품 대리점을 하느라 바빴던 부모님은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한 달 전 큰딸이 글자를 하나도 못 읽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초속성 단기 과외를 받게 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부모님이 아는 아저씨 집에서 특훈을 하고 문자의 세계에 입문했다. 학창 시절 내내 유일한 취미인 소설 읽기에 빠져 있다가 대학교 졸업반이 돼서야 학점은 엉망이고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음을 깨닫고 뉴질랜드로 도피성 어학연수를 떠났다. 오클랜드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스티븐 킹의 《쿠조》를 샀다가 밤을 새워서 읽고 영어 원서라는 두 번째 문자의 세계에 입문했다. 이후 번역가가 되어 읽고 싶은 소설을 원서로 실컷 읽고 번역하는 가난한 성덕의 삶을 살다가 제대로 영국 문학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뒤늦게 영국 브루넬 대학원에 입학했다. 배움을 추구하기 위해 물 건너 영국까지 갔지만 대학원에서는 토론식 수업만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매일 눈물을 흘리며 두꺼운 영어 소설을 찾아 읽고 수업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영국인들에게서 특유의 민족성 비슷한 것을 감지하고, 그 힌트를 찾기 위해 19세기 영국 여성 작가들의 소설을 연구해보겠다는 무모한 야심을 품었다. 어렵기 그지없는 19세기 영어를 공부하며 다시 한 번 피눈물을 흘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현대 소설을 주제로 논문을 쓸 것을……. 내 발등을 내가 찍었다. 이렇게 소설을 주야장천 읽는 인생을 보내다가 급기야 《너를 찾아서》라는 스릴러 소설을 집필해 2022년에 발표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영국 드라마와 영화로 읽는 영국 문화’를 연재하고 있고 다양한 매체에 다수의 칼럼을 게재해왔다. 《세계대전 Z》, 《토니와 수잔》, 《차일드 44》, 《사브리나》 등 80권이 넘는 소설과 그래픽노블을 우리말로 옮겼고,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공저), 《우리 지금, 썸머》(앤솔로지), 《단어의 배신》 등을 썼다. 에세이집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는 웹툰이 제작되어 연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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