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건괘(乾卦)는 용봉문화(龍鳳文化)에서 연원(淵源)하고, 곤괘(坤卦)는 기마문화(騎馬文化)에서 연원(淵源)한다
한동안 서재(書齋)에만 틀어박혀서, 주역정의(周易正義) 번역작업(飜譯作業)을 구상(構想)하고, 실제(實際)로 번역작업(飜譯作業)을 실행(實行)하다 보니, 세월(歲月) 가는 줄을 몰랐다. 문득 창문(窓門)을 열어보니, 어느새 시린 겨울바람이, 정신(精神)을 번쩍 들게 한다. 시린 바람 끝에, 당장(當場)이라도 여행(旅行)길을 나서고 싶지만, 지금(只今) 주역정의(周易正義) 번역작업(飜譯作業)을 놓아버리면, 아마도 다시 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그러니 어쨌거나 올 겨울은 서재(書齋)에 머물며, 고독(孤獨)한 시간(時間)을 보내야 할 모양(模樣)이다.
더욱이 동양철학(東洋哲學) 연구자(硏究者)로서, 사는 동안 주역철학(周易哲學)을 나름대로 정돈(整頓)하지 못한다면, 본질(本質)이 상실(喪失)된 것이어서, 그 공부(工夫)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이기 십상(十常)이다. 이는, 서양철학(西洋哲學) 연구자(硏究者)로서 플라톤철학(Platon哲學)을 알지 못하는 것과 유사(類似)하다. 예컨대, 플라톤전집(Platon全集)을 독파(讀破)하지 못하고서, 서양철학(西洋哲學)을 논(論)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새로운 서양철학(西洋哲學)일지라도 그러하다.
그런 것처럼, 주역철학(周易哲學)을 알지 못하면서, 동양철학(東洋哲學)을 논(論)할 수는 없다. 유교철학(儒敎哲學) 불교철학(佛敎哲學) 도교철학(道敎哲學)... 그 이외(以外)의 어떤 동양철학(東洋哲學)일지라도 그러하다. 또한 주역(周易)은, 전통적(傳統的)으로 대부분(大部分)의 동양고전(東洋古典)을 공부(工夫)한 이후(以後)에야 독서(讀書)하게 되는데, 유불도(儒佛道)의 기본(基本) 경전(經典)들을 공부(工夫)하고서야, 주역철학(周易哲學)의 거대(巨大)한 구상(構想)이 비로소 파악(把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사회(現代社會)에서는, 유불도(儒佛道)의 철학사상(哲學思想)뿐만이 아니라, 서양철학사상사(西洋哲學思想史)에 대(對)한 이해(理解)도 전제(前提)되어야 한다. 근대(近代) 이후(以後) 세계지배(世界支配)를 실현(實現)하고 있는 서양철학(西洋哲學)을 배제(排除)한 인문학(人文學) 공부(工夫)는, 자칫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동일(同一)하게 주역철학(周易哲學)을 연구(硏究)하더라도, 전통적(傳統的)인 동양철학(東洋哲學)의 틀 안에서만 공부(工夫)하는 것과 유불도서(儒佛道西)를 공부(工夫)하고서 접근(接近)하는 것은, 큰 차이(差異)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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