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 역사는
우주를 이루는 모든 입자의 역사다
물질 연구의 역사로
물질세계의 역사를 돌아보다
“모든 것이 화학이다”
화학이라는 학문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곧 이 우주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에 대해 동시에 이야기하는 것과도 같다. 화학의 역사는 인류가 이 세계를 이루고 있는 물질들의 변화를 포착하고 분석한 역사이자, 물질 변화의 발견과 연구, 활용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아는 것은 인류가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식의 변화를 아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랜 시간 쌓아온 과학의 역사에 대한 관록과 연륜을 짧은 소개에 성공적으로 담아냈다. 중요한 인물들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저자는 화학사의 굵직한 논쟁과 획기적인 발견 및 발견을 들려준다. 마치 한 편의 강의와도 같은 이 책은 ‘Alles ist Chemie’, 즉 모든 것이 화학이라는 문장으로 화학사의 간략한 소개를 끝마치고, 더 넓고 깊은 세계로의 탐험을 부추긴다.
이 책은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화학사의 여러 사건과 주제를 효과적으로 소개한다. 1장 ‘물질의 본성에 관하여’에서는 연금술이 촉발한 물질 연구의 시작을 살피고, 2장 ‘물질의 분석’에서는 기독교의 성변화(聖變化) 교리와 그리스와 아랍에서 온 고화학 간의 충돌 및 화학 발전에의 기여에 대해 다룬다. 3장 ‘기체와 원자’에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난 화학 혁명을, 4장 ‘유형과 육각형’에서는 유기화학 연구를, 5장 ‘반응성’에서는 물리학과 화학의 관계를 짚어본다. 마지막으로 6장 ‘합성’에서는 물질의 합성, 여성 화학자들의 활약 등 화학의 현재와 미래를 고찰한다.
파괴적인 과학이라는 오명
공업뿐만 아니라 농업, 수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화학물질이 일으켜온 각종 환경 오염과 양차 세계대전에서 활용된 방식 때문에, 화학은 종종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과학 분야로 여겨졌다. 기술적 발전을 위해 이와 같은 속성을 은폐한 점도 화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악화하는 데에 기여했다. 그러나 화학이 늘 폭발과 오염을 낳는 것만은 아니다. 오염의 정도를 밝히고 기후재앙의 원인을 밝혀내는 등 화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그래핀을 발명하고 나노테크놀러지를 개발하는 등 최첨단 기술을 발전시켜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류의 발전과 궤를 함께한 학문
화학의 개별 학문으로서의 입지가 꾸준히 시험에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오히려 화학이 여타 과학 분야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에도 화학은 생화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재료과학 등으로 변모하며 다양한 분야의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기까지는 인류의 역사 전반에 걸친 길고도 지난한 화학 정립의 역사가 있었다. 그리스시대의 연금술 이전에도, 중동 지역의 고대 문명에서부터 화학물질을 식별하고 이용한 기록이 남아 있다. 온도를 조절하여 물질의 본질과 외형, 그리고 성질을 변하게 만드는 기술은 기원전부터 발견되고 개발되며 인류의 발전과 맞물려 진화해왔다. 원자 개념과 원소 명명법, 기호 등의 발명과 실험실 개선 등 화학자들이 지금과 같은 연구 환경을 갖추고 화학이 연구 분야로서의 지위를 획득하는 데에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대학이 순수 학문을 넘어선 융합적인 교육기관으로 거듭난 지금, 전문가들은 융합 과학의 시대에 화학이라는 연구 분야가 더욱 빛을 발하리라고 전망한다. 모든 물질이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듯, 화학의 역사는 인류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의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