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시연
연지
영주
서툴지만 설렜던 서로의 시작을 공유해
그 밤의 풍경이 나를 안심시켰어
모든 시작은 어렵고, 밟지 않아본 길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꼭 안아주고 싶어
모든 단어에 추억이 깃들다
언어는 생각보다 많은 걸 품고 있어
내 20대는 스페인어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뉘어
안주하고 싶은 공동체를 찾기보단 우리나라가 모두에게 더 안전한 곳이 되게 만들 거야
여성 99명 + 남성 1명 = 남성들
여성으로 단단히 존재할 거야
Ni una menos
그 무엇도 설명할 필요나 의무가 없는 세상으로 가자
칸에서 생긴 일
사랑을, 연애를, 우정을, 그리고 이해를
빗취가 될 수 없는 이유
내가 온전하게 안전할 땅이 있을까? 나의 안전은 왜 선택의 영역이 될까?
쌀쌀한 공기를 맡을 때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도 나의 세계는 커지고 있어
영어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집을 구했는데
WG, 집을 통해 세계를 넓히는 일
집순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모든 일상에서 이 문화의 조각을 발견해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흥겹다!
나의 한 페이지를 펼쳐 읽어주고, 또 써 내려가준 너희에게 고마워!
걷자, 노트르담에서 튀일리까지!
이방인의 크리스마스
유럽에서 같은 인간으로 대우받기
우리에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야, 그렇지?
밑동 없는 한철 전나무를 꾸미면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야
이 땅에 어떤 기약을 하고 싶어져
우리가 함께한 이 서간문의 마지막에 감사하며 나도 책상을 두드려!
오페르트 도굴 사건을 복수해 주마!
epilogue
시연
연지
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