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자귀도에 인간이 나타났다
흡혈귀와 인간들의 조용할 틈이 없는 일상
130년 동안 외부와 차단된 미지의 섬, 자귀도. 그곳에는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한 흡혈귀들이 살고 있다. ‘흡혈귀의 난’ 이후로 그 어떤 사건 사고도 없이 평화롭던 나날이었다. 그런데 길고 긴 평화가 깨진다. 희주와 이루, 두 인간 남매에 의해서.
『조용한 흡혈마을』은 결코 조용할 날이 없는 흡혈귀들과 인간들의 지독한 현생 탈출기를 그려낸다. 인간이 되고 싶어 약을 개발하고 있는 흡혈귀들과, 아무것도 모른 채로 자귀도에 들어와 은밀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남매. 이들은 서로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협력하기도 하면서 각자의 하나뿐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드라마 보조작가와 전시기획작가를 지낸 성요셉 작가의 유쾌한 필체가 눈에 띈다. 마치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대화하고 행동하는 듯한 생생한 묘사가 때로는 웃음을 짓게 만들고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낸다. 또한 인물들의 특징이 매우 뚜렷하고 흥미롭다. 어디서든 당당하게 행동하는 듬직한 누나 희주와 철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개구쟁이 남동생 이루, 한없이 다정한 청년 흡혈귀 보윤을 비롯한 흡혈귀 가족들의 이야기가 어느새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