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10월 엄마와 딸이 도쿄, 오사카, 교토를 여행하며 나눈 대화, 감정, 기억. 각자 다른 시간에 도쿄에 도착한 두 인물은 함께 저녁 거리를 걷고, 비바람을 피해 조그만 식당에서 식사하고, 미술관과 사찰, 중고 서점에 방문한다. 그동안 둘은 눈이 올 정도로 추운지 궁금했던 일본의 날씨에 대해, 너와 나의 별자리에 대해, 각자 입은 옷과 과거 기억이 응축된 사물들, 또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 사이사이로 엄마와 딸의 대화, 화자인 딸의 기억과 상념, 서로에게 가닿으려 하나 실패할 뿐인 옅은 낙담과, 그럼에도 그 마음을 이어보려는 애씀의 시간이 고요히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