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석지영 하버드 로스쿨 종신교수,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창립자,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교수가 강력 추천한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책!
오바마도, 마이클 샌델도 토론 기술을 공부했다!
하버드 상위 1%는 어떻게 토론하는가?
세계를 제패한 디베이팅 챔피언이자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토론팀 코치
서보현에게 배우는 논리적 사유와 합리적 말하기의 기술
★ 한국 독자들을 위한 특별 서문 수록 ★
인사청문회나 시사 토론 방송을 볼 때마다 우리는 극도의 피로감을 느낀다. 진영 간의 공허한 말싸움, 우기기, 윽박지르기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SNS에서의 논쟁도 서로 간에 감정적 에스컬레이터만 타다가 끝나는 걸 목도하기 일쑤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품격 있고 지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격앙된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을 내봤자 별 소용없으리라 지레짐작하거나 갈등 상황을 맞닥뜨리는 게 싫어서 ‘침묵’을 선택하는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의견들만 남아 과잉 대표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극단적 대립과 서로에 대한 분노가 들끓는 지금,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만의 온전한 생각을 드러내는 말하기의 기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토론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머쥔 디베이팅 챔피언이자 세계 최우수 토론팀 하버드대 토론팀 코치를 역임한 서보현 작가는 『디베이터』에서 누구보다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토론이 지닌 힘과 가능성을 설파한다. 영어 한마디 못하던 호주 이민자의 자녀가 토론 훈련을 통해 세계 최고의 토론자가 되고, ‘넘사벽’ 커리어를 만들어가게 된 스토리는 그 자체로 밀도 높은 성장담이자 나무랄 데 없는 최고의 인문학 교과서다. 지금껏 세계적 토론가들과 치열하게 논쟁하며, 좋은 논쟁을 위한 방법들을 찾아 공부해온 서보현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
오늘날 사회가 병든 징후나 우리가 삶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이런저런 논쟁들을 지목하곤 한다. (…) 나는 논쟁하는 일이 하나의 치유책, 즉 세상을 바꿔나가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독자들을 진지하게 설득하고 싶다. _시작하며
우리 토론자들은 상대에게 마이크를 넘긴다. 상대를 믿지 않고서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토론이 계속되려면, 다른 이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_마치며
영어 한마디 못하던 소년에서 한국인 최초 하버드대 토론팀 코치가 되기까지,
토론이라는 세계를 만나며 가닿은 빛나는 이정표들
만 여덟 살 때 한국을 떠나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을 간 저자는 언어적·문화적 장벽에 부딪히며 짓궂은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곤 했다. 또래 아이들과 부딪칠 때마다 생각을 속시원히 표현하지 못해 괴로웠다. 때로는 감정에 호소하고 때로는 달려들어 싸우며 나름대로 대응해보려 애썼지만,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는 일이 반복되자 서서히 지쳐갔다. 결국, 어떤 논쟁에도 끼어들지 않고 되도록 갈등을 회피하고 침묵하기에 이른다. 그러다 5학년으로 올라갈 무렵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일이 일어난다. 학교 토론팀에 가입하며, 다른 사람과 정반대인 의견을 명료하게 밝혀도 다툼이나 불화로 이어지지 않는 마법 같은 세계를 만난 것이다. 토론장에서는 상대방이 말할 때 누구도 함부로 끼어들지 않았고 아무도 폭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거나 주장에 대한 깊은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보고(찬반 여부를 내가 정하지 않았으니까), 논쟁적인 의제들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밝혀보는 일(논제를 내가 정하지 않았으니까)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_본문 중에서
토론 훈련을 받기 시작하면서 건강한 소통에 목말라 있던 답답한 마음이 차츰 해소된다. 그리고 이전까지 느껴본 적 없던 호기심과 열정이 마구 샘솟는다. “어떻게든 꼭 붙들고 있기만 한다면, 나를 구할 뿐 아니라 더 밝은 미래로까지 데려다줄 구명 뗏목을 발견한 기분”(30쪽)으로, 그는 그때부터 거침없이 토론의 세계를 탐험해나간다. 지역 토론대회를 거쳐 세계학생토론대회(WSDC)에 호주 대표로 참가할 자격을 얻고, 그곳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한국인 최초로 베스트 스피커에 호명되는 쾌거를 이룬다. 이어 하버드대학교에 조기 입학해 4년 전액 장학생으로 하버드대 상위 1% ‘주니어 24’에 선정되는가 하면 세계대학생토론대회(WUDC)에 참가해 또 한번 우승을 거둔다. 현재 그는 미국 최고 권위의 우등생 클럽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 회원으로, 세계적 학자들과 교류하며 하버드 로스쿨에서 박사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더 넓고 깊은 배움으로 이끄는, 효과적인 인문학 교육 도구로서의 토론
: 지금 우리에겐 ‘좋은 논쟁’이 필요하다
저자는 토론이 자신을 더 넓은 세상으로, 자신이 과연 속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 꿈만 꾸던 곳들로 데려다주었다고 이야기한다. 토론은 그가 거쳐온 배움의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토론을 하려면 국내외 정치 상황뿐 아니라 역사, 과학, 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의 방대한 정보를 속속들이 꿰고 있어야 하고, 그에 대해 당장 자신의 의견을 펼 수 있을 만큼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앎에 대한 실질적인 욕구를 자연스레 불어넣고, 배움의 동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토론은 효과적인 교육 도구다. 게다가 지식 탐구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말하는 연습까지 거듭하기에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완성해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논제 파악과 논증 방법, 수사법 활용까지 그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든 토론대회 준비 과정은 합리적 사고와 전달을 중요시하는 독자들에게 실용적 지식을 전수하고 토론의 기본자세를 돌아보게 한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토론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이기에 공감 능력을 기르고 타인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 태도를 갖추게 해준다. 잘 반대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야 하는 것이다.
토론은 나와 다른 의견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그럼으로써 세상의 감춰진 부분들을 드러내주었다. 꾸준히 대회를 치르며 우리는 어느 주엔 올림픽에 대해 토론했다가 또 어느 주엔 세제 개혁에 대해 토론하면서 마치 이 주제들에 대해 강경한 의견을 가진 사람인 양 연기했다. 우리는 사는 곳 바깥으로 단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은 채 생각의 기차를 타고 온 세상을 돌아다녔다. _본문 중에서
원만한 관계, 더 나은 삶,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잘 반대하는 기술’
: 패배했다고 틀린 의견이 아니다, 이겼다고 반드시 옳은 의견도 아니다
토론대회에서는 누구나 동일한 시간과 공정한 판단을 보장받는다. 상대가 아무리 엉터리 주장을 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한다. 어떤 주제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이 주어지면, 본래 자신이 믿는 바와는 관계없이 주어진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는 게 토론의 규칙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실제 신념과 다른 편에서 생각해보고, 때로는 상대편의 입장에 설득당하기도 하면서 혼자서는 결코 찾아내지 못했을 진실과 해답들을 발견해나간다.
토론대회에서는 ‘어느 쪽에 더 설득됐는가?’라는 하나의 기준을 두고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토론에서 패배했다고 해서 틀리거나 잘못된 의견이라는 뜻은 아니고, 마찬가지로 승리했다고 해서 무조건 옳은 의견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다만 토론에서의 명백한 승패는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어떻게 전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소중한 진실을 일깨운다. 자신의 의견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일 못지않게 상대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논쟁을 할 때는 상대편의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검토해보는 일이 좋은 전략이 된다. 반대 입장에 서보면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면들이 존재해 사안의 다층적인 면들을 두루 살피며 고려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상대의 논리를 반박하는 일 역시 좋은 논쟁에 꼭 필요한 요소다. 이는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위가 아니라 오히려 상대에게 예의를 갖추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존중하는 행위다. 갈등을 덮어두고 회피하는 일이야말로 어차피 화합할 수 없을 거라는 냉소적인 태도와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마음에서 비롯한다.
시민으로서 우리는 잘 반대할-폭력이 아닌 설득의 힘으로 분쟁을 해결하고, 공통의 이해가 걸린 문제를 숙의하고, 우리가 반대하는 이들에게 이유를 말하고, 그에 응답할 기회를 줄-의무가 있었다. 이 의무는 우리와 집, 일터, 동네, 국가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강하게 적용되었다. 토론을 회피하는 일은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기도 했다. _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