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을 지키는 이낙연의 평화번영 구상
★★★★★ 흔들리는 평화,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외교 청사진이 필요하다 ★★★★★
◎ 도서 소개
피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과
혼돈의 국제질서
외교 불확실성의 시대에
국민의 삶을 지키고 평화를 추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평화가 모든 것은 아니지만, 평화가 없으면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다”
- 빌리 브란트, 제4대 서독 총리
미국-중국 경쟁, 북한 핵무장 강화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변하지 않는 지정학적 운명은 또다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물음표를 가져왔다. 미중경쟁은 경제와 기술 분야를 넘어 체제와 문화 부문으로 심화되었고, 2023년 들어 외신과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만 침공과 제3차 세계대전까지 운운한다. 대한민국은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지만 2023년의 외교는 국민의 확실한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낙연 전 총리가 침묵을 깨고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점검하고 그 방향을 제시한다. 이 전 총리는 일본 특파원을 지낸 기자 시절부터 ‘일본통’으로 통했고, 국무총리 시절 대통령과의 ‘투톱 외교’로 총리로서는 전례 없이 많은 30개국을 방문했다. 그가 지난 1년간은 워싱턴DC에 머무르며 미중경쟁 및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연구했고, 그 결실을 책으로 내놓는다. 이 전 총리는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으로 체류하며 문헌을 검토함은 물론, 주요 인사를 만나고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세미나에 참석했다. 통일외교 정책에 대해 총체적으로 공부하고 구상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생존전략》은 격화된 미중경쟁과 한반도를 둘러싼 4강국(미, 중, 일, 러) 사이에서 대한민국에 달라진 외교 정책과 함께 용기와 지혜를 주문한다. 지정학적 상황을 충분히 숙지하고, 정세와 명분을 고려하며, 이익을 따지면서도 분단국가로서의 역사와 당위를 고민한다. 특파원, 국회의원, 총리를 거치며 겪은 당사자로서의 경험을 녹여내었음은 물론이다. 더불어 이 전 총리가 출간을 전후해 연초부터 미국과 독일 소재 대학에서 직접 여덟 번의 강연을 진행하고 있기에 해당 원고를 부록으로 싣는다.
◎ 책 속으로
무력감을 느낀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한반도 문제가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수록, 한국이 대안을 내며 역할을 키워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최대 이해당사자는 대한민국이다. 평화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릴 나라도, 평화가 깨졌을 때 피해를 가장 크게 당할 나라도 한국이다. 한국은 그만한 역할을 해야 하고, 그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들어가며 | 7~8쪽]
(미국과 중국) 두 코끼리가 사랑한 적은 없었다. 편하게 지내던 시대는 있었다. 한국은 그때가 좋았다. 그러나 두 코끼리는 싸움으로 전환했다. 두 코끼리의 싸움은 한국에 딜레마를 안겨주었다. 북한 핵무장 강화와 미중경쟁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대한민국은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다.
[제1장 대한민국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 35쪽]
외교 불안은 윤석열 정부가 가장 중요시하는 외교행사에 앞서 대통령 안보실 책임자들이 잇달아 사퇴한 데서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2023년 3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전비서관이 사퇴했다. 4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외교비서관과 안보실장이 잇달아 사퇴했다.
사퇴의 이유는 설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무에 관한 의견차이 또는 권력과 관련된 알력이 안보실 내부, 안보실과 외교부 사이, 아니면 대통령이나 그 주변과 당사자 사이에, 그것도 심각하게 여러 차례 있었다는 추론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 가운데 무엇이 이유였건, 중대한 문제다. 가장 중요한 외교의 의사결정 과정이나 메커니즘에 큰 고장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제1장 대한민국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 43쪽]
지금 한반도는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도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다. 마치 냉전 시대가 다시 나타나려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그러나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도가 고착해버리면, 한반도는 전면적인 긴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한국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면서도 남북대화를 통해 긴장을 낮추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관련국에 대한 지렛대를 가져야 한다. 남북대화가 그 출발이다. 한국은 또한 중국과도 건설적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나는 미국이 북한과 수교하기를 바란다. 미국이 북한과 수교한다면, 그것은 미중 전략경쟁의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한반도 긴장도 완화할 것이다.
[제2장 끝없는 북핵 위기, 평화를 위한 결단 | 100~101쪽]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먼저 무역전쟁으로 표면화됐다.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미중 화해가 시작된 1972년 이후 경제는 미중관계의 안정장치였다. 미중 양국은 경제에서 상호의존적 관계를 유지했고, 그것이 미중관계 전반을 안정시켰다.
그러나 2010년을 넘어가면서 미국은 중국의 폭발적 경제성장, 특히 기술발전이 미국의 우월적 지위와 안보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중 경제전쟁이 시작됐다.
[제3장 미중경쟁 격화시대, 번영을 위한 선택 | 136~137쪽]
나는 총리로 2년 7개월 13일을 일하면서 30개국(경유 포함)을 방문했다. 총리로서는 전례 없이 많은 나라를 찾았다. 방문국 가운데는 한국 총리가 처음 가는 나라가 많았다. 17년 또는 25년 만에 가는 나라도 있었다. 그만큼 한국의 고위외교는 그동안 빈약했다. 늦게나마 총리가 정상급 외교를 보완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였다.
(…) 대통령 전용기 이용은 총리외교를 중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였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용기를 총리와 함께 타겠다고 밝히면서 ‘투 톱 외교’라고 명명했다. 외교부 등 관계부처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외교부에는 나의 외교를 돕는 팀도 생겼다. 한 번은 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중국은 부총리가 많아서 세계 오지에까지 부총리를 보내 촘촘하게 외교를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으니, 제가 못 가는 곳은 총리께서 자주 가셔야 합니다.”
[제4장 나의 외교 경험과 한국외교의 길 | 163~164쪽]
그렇게 연성시대가 열렸다. 문화가 힘이 되는 시대, 경제에서도 중후장대 산업에서 첨단기술 산업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시대, 군사력은 방위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면 되는 시대가 시작됐다.
연성시대는 인류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첨단기술력, 문화콘텐츠 역량, 발전의 과실을 공유하는 포용적 역량을 필요로 한다. 거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대한민국은 연성시대를 앞서 이끄는 연성강국이 돼야 한다.
[제5장 ‘연성강국’을 위한 ‘신외교’ 구상 | 244~245쪽]
나는 흡수통일에 반대한다. 나는 남북한이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통일에 접근해가기를 바란다. 통일로 가는 중간단계로써 국가연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고 현실적이라고 나는 판단한다. 그러자면 남북이 서로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경제와 외교에서 앞서가는 한국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평화와 통일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남북의 교류에 반대하고 북한 고립화를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Ⅲ. 다시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자_독일 베를린자유대학 강연 원고 |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