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나에게
하양, 빨강, 노랑, 파랑, 초록, 주황 ...의 너는
대단히 철학적인 깊이를 가지지 않고
논리 정연하고 이성적이지 않으며
여러 색깔의 나로 살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의 말에
그저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할 것이며
망설이고 쭈뼛거리지 않을 것이고
치레도 다듬지도 않겠다 작정한다.
일상의 언어를
느끼는 대로 말하고자 하며
수다와 푸념과 하소연처럼
들어주고 들려주며
때론 염려의 마음을 담아 건네기로 한다.
네가 여러 색깔로 말하는 것처럼.
힘들고 어려울 때,
찬바람으로 가슴 시리고 먹먹할 때
쉬고 기댈 수 있는 짝이 되어 준 너.
한 치도 알 수 없는 길을 가면서도
앙증맞은 너에게 눈길 주며
잠시 이곳이 어디 인지 알지 않아도 될 만큼 행복했었고
아련하고 잔잔한 너를 담을 때면
나를 한 번 다독이며
지친 마음 녹아내리게 했었다.
너로 인해 기꺼이 나,
무언가를 시작할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우연히 마주한 너를 보며 활짝 웃는 일 잦았었다.
너를 만날 수 있어 지금 나,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