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반경을 거침없이 증폭하는 작가, 단요의 2023 신작!
첨예한 비판의식과 독보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강력한 이야기
지난 2022년 청소년소설 『다이브』로 독자들에게 인상적인 첫 인사를 전한 뒤 문윤성SF문학상, 박지리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 세계의 반경을 거침없이 증폭하는 단요 작가의 SF장편소설.
효율과 능력만이 우선시되는 먼 미래. 졸업 이후 불안한 앞날이 이어질 바엔 차라리 생의 단절을 고민하던 열일곱 살 서아는 비밀리에 운영되는 게임 서버에 ‘마법소녀’로 참가한다. 최소한 생존 자체의 고민은 덜 수 있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마법소녀, 혹은 마녀가 되는 주문으로 서버가 열리면 ‘관리자’로 게임을 컨트롤하며 괴물을 처리하는 것이 서아의 주된 임무. 학교와 게임 서버의 이중생활을 적응해 가던 어느 날, 서아는 게임과 관련한 수상한 죽음이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과 음모를 파헤치면서 서아는 1년 전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되는데……!
마녀가 되거나, 되지 않거나, 될 수조차 없는 선택지 속에서 우리는 삶에 어떠한 주문을 바랄 수 있을까. 단요 작가는 사회 제도와 시스템 아래 제한되는 ‘안전한’ 삶의 프레임을 거둬 내고 그 바깥의 풍경을 과감히 ‘플레이(재생)’한다. 마치 누구라도 이를 직접 마주하길 권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희망 대신 불안이 우리를 압도할지라도, 일상의 무력감과 회의감을 떨칠 수 없을지라도, 작가는 맞은편 벽 너머에서 홀로 어딘가를 바라보는 사람을 결코 ‘모른 척하지 않는다’. “언젠가, 아주 먼 나중에라도, 네가 말하면― 나는 도울게.”라며 곁에 선 이들의 숨결을 나지막이 채워 간다.
현실보다 더 사실적인 SF는 과연 존재할까? 먼 미래로 가닿은 ‘오늘’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작가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세계와 그 세계를 딛고 나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는 서늘한 만큼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