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우 씨도 나 기다렸어요?”
“네?”
“또 세 시간이나 기다렸나 해서.”
첫사랑이 무서운 이유가 무식해서라고들 하지 않나.
내가 그랬다. 무식하고, 집요하고, 고집스러웠다.
“피상은 사랑하지만, 추상은 싫어해. 그래서 상상력이 빈약하고.”
“…….”
“오연우 씨 생각하며 혼자 하는 것도 한계예요.”
저질스러운 말에 당황하고 칭찬에 얼굴을 붉히는 오연우가 좋았다.
눈물을 흘릴 때마다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도.
그런데 왜 사람들은 우리 연우를 아프게 하지 못해 안달일까.
나만 보고 싶은 오연우를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못살게 굴까.
“오연우 씨가 보기엔 내가 좋은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만큼 괜찮은 남자예요?”
뭐가 됐건 나쁜 건 다 내가 해야지. 우리 연우는 좋은 것만 봐야 하니까.
좋은 것만 듣고, 보고, 좋은 세상에서 잘 살았으면 해.
“안녕, 언제 봐도 예쁜 오연우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