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국가

박준영 | e퍼플 | 2023년 06월 23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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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 책은 한국 경제가 1960~1970년대 고도 경제성장을 하다가 1990년대 들어 갑자기 IMF 사태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역사적 순서에 따라 서술하였다. 저자는 IMF 경제위기는 한국 경제개발 시스템의 결함이 아닌, 미국의 금융/자본 시장 개방 요구에 김영삼 정부가 잘 못 대응한 데 따른 것임을 강조한다.

한국 경제는 박정희 정부 18년간 연평균 약 9% 고도 성장을 달성한다. 이러한 결과는 당시 국내외 학계는 물론 정부에서 조차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1960년대 시작된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은 당시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전인 미답의 길이었다. 특히 중화학 공업화 정책이 핵심을 이루며 국가원수의 역할이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이후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은 위기를 맞는다. 미국과 IMF는 여러 경로를 통해 박 대통령 시대의 정부 주도 경제개발 정책의 중단을 요구했다. 전두환 대통령 집권 이후 경제정책에서 정부의 역할과 위상이 점차 약화되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대에 이르러 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를 두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 이념이 거세게 몰아쳤다. 이어 등장한 김영삼 정부는 한 술 더 떠 군사 정부와의 차별화 명분으로 금융 시장을 대폭 개방해 나갔다. 그리하여 1994년 IMF 사태 촉발의 중요한 원인인 종합금융사가 기존 5~6개에서 30개까지 난립하는 등 금융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 게다가 정부의 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김영삼 정부가 1996년 OECD 가입을 위해 금융 시장을 충분한 준비 없이 대폭 개방한 것이다. 국제 투기 자본이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 경제를 유린할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을 만들어 준 것이다.

한국은 1997년 11월 21일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IMF와 월스트리트 등 서양 언론은 한국형 경제개발 방식을 위기의 근원으로 지적했다. 특히‘정실자본주의’니 ‘도덕적 해이’니 하며 폄훼하기 바빴다. 그러나 더 한심한 것은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내 정치권과 학계나 언론도 여기에 부화뇌동하며 자기 비하를 한 것이다. IMF는 한국 경제개발 모델을 주주 중심의 영미식 자본주의로 전환할 것을 강요했다. 결과는 참담한 것이었다. 재벌 파괴를 겨냥한 기업 구조 개혁 프로그램 및 금융 자유화 등 IMF의 각종 개혁 요구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소득 분배를 악화시키며 성장을 가로막았다. 사실상 미 금융 자본의 사주를 받은 IMF는 경제 저격수 역할을 한 것이다. IMF 사태의 악영향은 단지 경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우리 사회 전반에 과거에는 생각하기 어려운 각종 부작용을 양산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IMF 사태는 김영삼 정부의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과 정치 목적의 조급한 OECD 가입,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 통치 능력 결여가 만들어낸 인재였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에 문제가 있어 생겨난 사건이 아니었다. 1988년 이후 미국의 금융 시장 개방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그럼, 지금도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은 유효한가? 과거와 같은 정부 개입은 어렵겠지만 산업 정책 추진 등 정부가 경제정책에서 리더십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 지금 미국조차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산업을 육성할 만큼 산업 정책은 어느 나라에나 중요한 것이다. 이제 정부는 서구가 강요한 신자유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우리 고유 발전 방식을 창의적으로 계승함으로써 IMF 사태로 뒤틀어진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자소개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대 경영대학원에서 금융경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워릭대학 국제정치학과에서 석사학위(MA)를 받고 박사과정을 1년 수료하였다. 정부 기관에서 30년간 국제경제 문제 및 미국과 영국 등 주요국의 지역연구를 수행하였다. 고대 경영대학원 석사논문으로 ‘신흥국 경제위기에 관한 연구’ (2002), 워릭대 석사논문은 ‘A critical analysis of the Dismantling of Developmental State in Korea’(2006)로 개발국가 대한민국이 약화하면서 IMF로 가게 되는 과정을 비판적으로 서술했다.

목차소개

머리말
저자 소개
목 차

제1부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의 탄생과 한강의 기적
제1장 5.16 군사혁명 제1공약 - 민생고를 해결하라 7
제2장 박정희 대통령 - 수출에서 길을 찾다 10
제3장 중화학 공업화 선언과 한강의 기적 창조 12
제4장 서구 학계의 ‘발전국가론’과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 16

제2부 미국의 견제와 정부의 대응 실패
제1장 박정희 대통령 사후 중화학 공업화 정책 위기를 맞다 20
제2장 전두환 정부의 한국형 경제개발 모델 고수 22
제3장 노태우 정부는 신자유주의로 가는 과도기 정부였다 25
제4장 김영삼 정부의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과 규제 완화가 禍를 부르다 27
제5장 김영삼 정권의 결정적 실책 OECD 조기 가입과 자본 시장 개방 31

제3부 IMF 외환위기와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제1장 위기를 향해 달려가는 한국 경제 33
1. 대기업 연쇄 부도 33
2. 경상수지 적자 누적과 단기외채 급증 35
3. 동남아 금융위기 전파와 미-일의 협조 외면 37
제2장 1997 외환위기 발생과 IMF 구제금융 신청 40
1. 외환위기 발생 전야 한국 정부의 숨 가쁜 움직임 40
2. IMF 구제금융 신청과 양해각서 주요 내용 43

제3장 IMF 한국 경제 대수술을 요구하다 : 4대 부문 개혁 압박 45
1. 구제금융 초기 IMF의 무리한 요구로 한국 경제위기에 처하다 45
2. IMF의 4대 부문 개혁 요구와 한국 경제 전면적 재편 47

제4부 IMF 사태의 부정적 유산과 우리의 나아갈 길
제1장 IMF 사태가 우리 사회에 미친 부정적 영향 55
1. 천문학적 국부의 손실 55
2. 경제 성장동력 약화와 한국 경제 무형자산의 상실 56
3. 중산층 몰락과 사회 양극화 57
4. 가정 윤리 등 전통적 도덕 질서의 파괴 58
제2장 IMF 체제 청산과 국가의 부활 60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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