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놈의 밀실 사건이로군.”
복선과 치밀한 플롯, 교묘한 미스디렉션과 깜짝 결말까지
고전 미스터리를 가장 충실히 패러디한 명작, 국내 첫 출간!
서스턴 저택의 주말 파티에 초대를 받은 타운젠드와 손님들은 탐정소설에 대해 한바탕 토론을 벌인다. 그런데 밤이 깊고 모임이 막을 내릴 무렵, 소설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밀실 살인 사건이 실제로 눈앞에서 발생한다!
혼란에 빠진 저택을 찾아온 세 명의 명탐정들은 각각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사건 조사를 시작한다. 가까이서 수사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타운젠드는 마치 왓슨 박사가 된 기분에 흥분해버리고 마는데……. 과연 세 명탐정 중 누가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까?
영국 미스터리의 황금시대가 완전히 무르익은 시기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 레오 브루스의 『3인의 명탐정』이 처음으로 국내에 번역 출간되었다. 『3인의 명탐정』은 브루스의 탐정소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작품으로, 복선과 치밀한 플롯, 교묘한 미스디렉션,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두고 범행의 과정과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깜짝 결말 등, 이미 잘 알려진 고전 추리소설에서 익숙하게 만날 수 있는 요소들이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다. 레오 브루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장르 법칙을 능숙하게 활용한 유머 감각을 십분 발휘해 기존의 클리셰를 비틀면서 유쾌한 반전으로 독자를 이끈다.
고전 미스터리의 풍요 속에 차려진 패러디 성찬
『3인의 명탐정』에서 화자인 타운젠드는 지인인 서스턴 박사의 주말 파티에 초대를 받아 그의 저택을 방문한다. 그런데 밤이 깊어 파티가 마무리될 무렵, 갑작스레 서스턴 부인이 자택에서 살해당하며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건이 경찰에 알려지기 무섭게 서스턴 저택으로 속속 모여든 세 명의 명탐정은 제각기 개성 있는 방법으로 사건을 조사하고 추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타운젠드는 그들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며 의문을 가지기도 하고, 그들에 천재성에 감탄하기도 하며, 때로는 의외의 모습에 실망한다.
이 사건에서 등장하는 세 명의 명탐정은 영미 추리소설 황금기의 유명 탐정들을 패러디한 인물로, 각각 도러시 세이어스의 ‘피터 윔지 경’, 애거사 크리스티의 ‘에르퀼 푸아로’, G. K.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를 원본으로 삼고 있다. 레오 브루스는 그들의 외모만이 아니라 말투, 행동, 사고방식과 관심사, 그로부터 비롯하는 추리 방식까지 원본을 훌륭하게 모방해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해결했던 사건을 연상시키는 대화가 삽입되는 등, 세 명탐정과 친숙한 독자일수록 웃음을 터뜨릴 만한 재미 요소가 배가된다.
작중 등장하는 밀실 트릭에 대한 추론과, 추리 과정에서 드러나는 장르에 대한 작가의 심도 있는 이해도 주목할 만하다. 레오 브루스가 추리소설 작가로서 활동하던 때는 이미 영국의 미스터리 소설의 형식이 거의 완성된 시기로, 『철교 살인 사건』의 로널드 녹스가 만든 ‘녹스의 탐정소설 10계’나 S. S. 밴 다인의 ‘탐정소설 작법 20법칙’처럼 정통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규칙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레오 브루스는 화자 타운젠드의 입을 빌려서‘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범인 찾기’에 경도된 당시의 미스터리 장르에서 발견되는 맹점과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장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곳곳에서 미스터리에 대한 깊은 애정과 고찰의 흔적이 드러난다.
엘릭시르의‘미스터리 책장’ 시리즈
이번에 출간된 레오 브루스의 『3인의 명탐정』은 ‘미스터리 책장’시리즈의 36번째 작품이다.
2012년 첫 출간된 ‘미스터리 책장’은 전 세계 미스터리 거장의 주옥같은 명작을 담은 미스터리 소설 전집이다. 이전까지 일서 중역과 축약본으로밖에 읽을 수 없었던 전설의 미스터리, 미처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믿을 수 있는 전문 번역가의 번역과 멋진 장정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본격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서스펜스, 스릴러, 유머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와 다채로운 걸작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힘써왔다.
지난해 ‘미스터리 책장’은 새로운 판형과 디자인으로 리부트되었다. 엘릭시르는 미스터리 초심자부터 장르 문법에 익숙한 마니아까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 펼쳐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채로운 미스터리 걸작을 국내 독자에게 소개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