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은 당연한 것일까?
1년 내내 비가 내리는 미래의 서울,
가장 더럽고 척박한 곳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
자음과모음 105번째 청소년문학 『범람주의보』가 출간되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오는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깨끗한 곳이 생기려면 그곳의 오물을 버리는 더러운 곳이 생기기 마련이라는 점을 꼬집는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편의 시설들과 깨끗한 거리는 과연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것들일까? 보이지 않는 것들을 외면하고 살아도 되는 걸까? 소설은 하나의 질문에서 파생되는 여러 현상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바라본다.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세상, 사람들은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누비스’라는 방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가 들지 않는 세상에서 인공 햇빛을 쐬며 청결에 목숨을 건다.
혜인이 또한 그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또래처럼 학교가 끝나면 학원 뺑뺑이를 돌고, 일광욕을 하고, 누비스를 제 몸처럼 사용했다. 그랬던 혜인이의 인생은 누비스와 모든 편의 시설을 거부하고 다리 밑에서 비를 맞으며 생활하는 할아버지로 인해 송두리째 뒤바뀐다. 할아버지는 혜인이에게 일반인들이 편하게 살기 위해 소수의 사람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그리고 그 여파로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통협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혜인이는 점차 자신이 누리고 있었던 생활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달아 간다.
그러나 혜인이의 부모님은 다리 밑에서 살아가는 할아버지가 노망이 났다며 양로원에 가둬버린다. 혜인이는 통협동에서 알게 된 아이와, 배가 아파 입원했을 때 병원에서 만난 할머니 수향 씨와 함께 할아버지 구출 작전을 세운다. 과연 혜인이는 무사히 할아버지를 구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