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그곳에 들어가서는 안 돼!”
일본 호러소설대상 만장일치 대상 수상 작가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 공포 단편집
제72회 추리작가협회상 단편부문 수상작 수록!
◎ 도서 소개
평범한 현실 속 뒤틀린 인간 심리를 건드리며 극한의 공포를 끌어낸 메타 호러의 걸작 『보기왕이 온다』로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의 최신작 『나도라키의 머리』가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일본에서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며 팬덤까지 형성된 최강의 영능력자 히가 자매가 어린 시절에 겪은 괴이한 일들과 주변 인물들의 과거 일화가 담긴 스핀오프 괴담집으로 『보기왕이 온다』로 시작된 히가 자매 시리즈의 네 번째 소설이자 첫 단편집이다.
“신인답지 않게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솜씨가 얄미울 정도로 능숙하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극찬을 받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심사위원(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아야쓰지 유키토)의 만장일치로 예선을 통과하고, 최종 선고를 거쳐 그대로 수상까지 이어지며 큰 화제를 모았던 사와무라 이치. 그는 『보기왕이 온다』로 호러소설대상 대상을 수상한 이듬해 바로 『즈우노메 인형』을 선보였고, 이 작품은 각종 미스터리 순위에서 거론되며 제3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는 「학교는 죽음의 냄새」라는 단편으로 제7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20년에는 『패밀리 랜드』로 센스 오브 젠더상 특별상까지 거머쥐었다. 데뷔작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이어서 출간하는 작품들마다 저명한 문학상을 차지한 사와무라 이치는 어느새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는 2015년에 데뷔한 이후 불과 5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다.
『나도라키의 머리』는 제72회 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학교는 죽음의 냄새」를 비롯한 6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으로 이전 시리즈를 읽지 않은 독자라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의 공포를 선사하는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또한 히가 자매의 팬들에게는 히가 자매의 죽은 차녀 미하루가 학교에서 겪은 괴담과 마코토와 노자키가 처음 만난 순간, 노자키가 고등학생일 때의 괴이한 일까지, 절대 놓쳐선 안 될 이야기가 잔뜩 담긴 종합선물세트가 될 것이다.
사와무라 이치가 장편을 잘 쓴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단편을 이렇게 치밀하고 짜릿하게 쓰는 줄 몰랐다. 여섯 편 모두 소재는 물론이고 주제도 전부 다르지만, 숨 막히는 내용 전개와 놀라운 반전에 다만 망연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_이선희 역자
일본 최고의 호러 작가 사와무라 이치가 선보이는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로의 초대!
최신작 『나도라키의 머리』는 히가 자매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모은 공포 미스터리 단편선으로 직장, 학교, 부동산 등 일상의 다양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괴담들을 담아냈다. 이 작품을 번역한 이선희 역자는 사와무라 이치가 펼쳐 보이는 공포 세계에는 애절함과 안타까움이 배어 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문제를 다룰뿐더러 약자를 위한 호러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단편 「5층 사무실에서」는 직장 내 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한 공포를 그려낸다. 끔찍한 고통이 날아드는 기묘한 공간 이면에 가려진 폭력과 억압, 그리고 제대로 반격할 수 없는 약자의 처절한 괴로움을 서늘하게 서술했다.
또한 단편 「비명」에는 공감 능력 없이 장난을 치거나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으며 함부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가 녹아 있다. 장난이라고 치부한 말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그 말이 힘을 얻은 것처럼 실제로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미스터리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학교는 죽음의 냄새」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히가 자매의 차녀 미하루가 오래전 그곳에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던 소녀를 둘러싼 비밀을 파헤친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하얀 소녀의 모습과 달리, 그 안에 숨겨진 진실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날아와 가슴을 아프게 찌른다.
「술자리 잡담」에는 직장에서 언어적 폭력을 당하는 여직원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결말을 향해 갈수록 가해하는 인물들에게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약자의 공포를 극대화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두려움이 느껴지지만, 사필귀정의 결말과 함께 공포에서 해방되며 짜릿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표제작인 「나도라키의 머리」는 캐릭터부터 줄거리, 문체, 섬뜩한 울림을 지닌 정체 모를 제목에 이르기까지 매우 정교하게 짜내어 읽을수록 서서히 조여오는 숨 막히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와무라 이치의 특기가 발휘된 작품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그가 다채롭게 펼쳐 보이는 섬뜩하고 절묘한 공포 미스터리 세계에서 온몸이 얼어붙는 괴이의 존재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 줄거리
[5층 사무실에서]
밤이 되면 ‘아프다’고 우는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는 사무실. 건물주인 우모메토는 ‘진정꾼’에게 영혼을 진정시켜달라고 부탁하는데…….
[학교는 죽음의 냄새]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이 있다? 학교 괴담의 진실을 파헤치던 미하루가 하얀 소녀의 영혼을 목격하면서 알게 된 무서운 진실.
[술자리 잡담]
퇴근 후 부하 여직원에게 막말을 하며 성희롱을 일삼는 세 남자는 평소와 다른 여직원의 반응에 당황한다. 여직원의 괴담 같은 이야기는 진실일까?
[비명]
아카기 치구사는 대학교 호러영화 동아리에서 제작하는 독립영화에 출연하기로 한다. 여학생이 교제하던 남학생에게 살해된 곳에서 촬영을 시작한 뒤, 동아리에는 기묘한 일들이 벌어진다.
[파인더 너머에]
《월간 불싯》 편집자 스오는 오컬트 작가 노자키, 카메라맨 묘진과 함께 기묘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스튜디오에 촬영하러 간다. 그곳에서 묘진이 찍은 사진에는 결코 찍을 수 없는 사진이 섞여 있는데…….
[나도라키의 머리]
데라니시는 초등학교 4학년 백중 때 ‘나도라키의 전설’이 내려오는 친할아버지 집에 놀러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촌형 유지와 함께 기괴한 유물 소실 사건을 목격한다. 노자키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가위에 눌리는 친구 데라니시를 위해 진상을 밝혀내기로 한다.
◎ 책 속에서
[5층 사무실에서]
“어디까지나 장소와 사람의 문제죠. 장소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영혼이니, 신이니, 괜히 쓸데없는 개념을 가져오니까 복잡해지는 거죠. 그렇게 착각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_17쪽
“알았어요, 이 애는 여기서 죽은 애예요. 몇 년 전에 누군가가 낳자마자 바로 죽였죠.” _34쪽
[학교는 죽음의 냄새]
“너 몰라? 비 오는 날에만 체육관에 나타나는 유령 말이야! 난 그런 거 안 믿지만…… 목소리가 들린 것 같긴 해.” _55쪽
“네가 본 하얀 소녀는 귀를 막고 있는 게 아니야. 머리를 들고 있는 거지.” _84쪽
[술자리 잡담]
“남자는 뇌로 생각하고…….” 나는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콕 콕 찌르고 나서 덧붙였다. “여자는 자궁으로 생각한다고 하잖아? 안 그래, 하루미?” _100쪽
“여러분은 저와 달리 고환으로 생각하시는 군요.” _103쪽
“K대학 2학년이었을 때, 같은 과 여성을 플랫폼에서 선로로 떠민 건 뇌의 논리적 판단이었나요? 그 결과, 대학에서 제적되고 부모님도 등을 돌려서 의사의 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건요?” _108쪽
“당신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 여기서 부하직원을 조롱하고 모욕하며 즐거워했던 것 말고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이곳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아닌가요?” _126쪽
[비명]
“애당초 그 문장도 이상하잖아? 남학생도 여학생도 다 죽었는데, 여학생이 살해되는 과정을 어떻게 아는 거지? 하이힐이 벗겨지면서 넘어졌다든지, 여학생을 올라타고 목을 졸랐다든지. 기본적으로 앞뒤가 안 맞잖아? 문제가 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_150쪽
[나도라키의 머리]
“이 세상에 귀신이 있을 리 없잖아? 옛날에 이 근방에서 한동안 무서운 병이 유행했다는 건 너도 알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걸 몰랐던 시대에 인간이 생각해낸 병의 원인이 바로 나도라키야. 틀림없어.” _246쪽
“인간은 금방 죽으니까 처음에 누가 말했는지도 어느새 잊히게 되었지. 진짜와 가짜의 차이도 알 수 없게 되고.” _2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