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듯, 3월의 봄이 찾아왔다. 흐드러지게 피어나 곧 질 벚꽃처럼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좀 특별한 봄을 보내기로 했다. 나만의 글을 쓰기로 했다. 이름, 나이, 직업 모든 게 달랐다. ‘글’이라는 연결점 하나만으로 6주간 함께했다. 끄적임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쓰면 쓸수록 나의 민낯과 만나는 것 같아 도망치고도 싶었다. 시간은 기어코 흘러 벌써 벚꽃이 지고 푸른 여름이 다가온다.
돌아보면 많은 걸 얻었다.
나를 만났고 엄마를 이해했으며 말의 무게를 되새겼다는 수현 님,
무기력한 영혼을 구하겠다는 사명을 갖고 글을 써 내려갔다는 유진 님,
아름다운 봄날 글을 쓸 수 있어서 즐거웠고 글 쓰는 동안 더없는 행복함을 느꼈다는 별 님,
한 사람의 인생은 다른 많은 인생을 통해 변화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글을 써낸 은영 님,
개연성 없는 점들은 선이 되고 자신만의 이야기가 된다는 소정 님,
행복을 되찾아 가는 이야기를 완성하신 지원 님,
마지막으로, 한 권의 책으로 만난 소중한 인연까지.
모자란 솜씨로 정성껏 글을 완성했다. 덕분에 다가올 여름, 가을, 겨울이 기대된다. 우리는 계속 도전하고 넘어지며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당신께도 새로운 계절이 다가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