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일기

앨리 모건 | 문학동네 | 2023년 08월 09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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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런 일까지 할 줄은 몰랐지…”
오늘도 평화로운 대혼돈의 도서관에서
사서는 고군분투중!

큰활자책과 오디오북 빌리기, 동요 배우기, 인터넷 사용, 덥거나 추운 날 편히 쉬기, 따라잡기 힘은 스마트 기기 사용법 배우기…… 이 모든 것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가능한 공간이 있다면, 그곳은 도서관이다. 『사서 일기』는 지식을 나누는 공간이자 모두에게 열려 있는 안식처, 그리고 사회를 위한 훌륭한 균형장치인 도서관의 최전선에서 일한 어느 사서의 경험을 유쾌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려낸 에세이다.

작가 앨리 모건은 우울증과 PTSD, 자살충동에 시달리던 중 지역 도서관에서 보조사서로 일을 시작했다. 학습장애 청소년, 노숙인, 실업자, 영유아, 싱글맘, 노인 등 다양한 이용자를 만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 앨리 역시 삶의 밑바닥에서 조금씩 떠올랐고, 도서관이 자신을 구한 것처럼 이제 자신이 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그 공간을 사랑하고 그곳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갱단의 표적이 되는가 하면 삶의 벼랑 끝에 선 이용자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되기도 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grumpwitch(성질 더러운 마녀)’라는 트위터 계정에 소개했고, ‘내가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이라는 타래가 하룻밤 사이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며 언론과 전 세계 도서관 애호가, 독서인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것을 계기로 탄생한 이 에세이는 그녀의 삶을 구한 이상하고도 멋진 도서관에 바치는 진심어린 러브레터이자, 그곳을 아끼는 이들에게 보내는 뜨겁고도 다정한 제안이다. SNS로는 전부 소개하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에피소드와 책장 뒤 사서들의 분투에 다시 한번 열렬한 반응이 날아들었고, 이 책을 먼저 읽은 한국의 사서들 역시 지역공동체에서 도서관과 사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솔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에 한마음으로 공감과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 이 책은 공감 300%가 아닙니다. 1000% 대공감! _한우리도서관 사서
✐ 뒷이야기가 궁금해 마음을 재촉하게 되고 가슴속에서 뜨거운 무엇이 꿈틀대더군요. _부산 분포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이 책에 소개된 일들을 실제로 현장에서 많이 겪는다는 사실…… _강남구립도서관 사서
✐ 도서관은 사서에게도 영혼의 치유소로 기능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_경북대학교 도서관 사서


도서관은 책을 보기 위해서만 가는 곳이 아니다
당신이 몰랐던 사서의 하루하루

오랫동안 정신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이제 삶을 끝내야겠다고 결심한 앨리의 마음을 돌린 것은 도서관에서 걸려온 채용 합격 전화 한 통이었다. 어린 시절 내내 사서가 되길 꿈꿨던 앨리는 자살 계획을 일단 미뤄둔 채 소규모 도서관 보조사서로 첫 출근을 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곳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괴괴하고 우울한 분위기에 장서는 먼지만 쌓여가는 상황. 얼마 되지 않는 방문객은 크게 세 부류로, 너무 비싸고 빨리 읽어버리는 어린이책을 자녀에게 사줄 형편이 안 되는 젊은 부모들, 추리소설을 들어오는 족족 읽어치우는 어르신들, 그리고 도서관이 아니면 달리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마지막 부류에 속하는 이들은 집에서 냉난방을 할 여유가 없거나, 실업수당 수령을 위한 구직활동에 필요한 컴퓨터가 없거나, 둘 다 없는 취약계층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부유하지 못한 동네의 도서관에서는 컴퓨터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복지 혜택과 지원금을 신청하고 공과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 서비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람들은 꼭 책을 보기 위해서만 도서관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 동요를 가르쳐주는 어린이 교실에 자녀를 참석시키러, 비 오는 날 따뜻하게 앉아 있을 공간을 찾아서, 온종일 혼자 지내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 까다로운 양식 작성에 도움을 구하러 사람들은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시 자치체는 공간의 가치를 이용자 수와 현금 수입이라는 숫자로만 측정했고, 그 기준에 따르면 앨리의 도서관은 충분한 지원을 받을 자격이 되기는커녕 폐관 위기였다. 그럼에도 제각기 다른 이유로 이 공간이 반드시 필요한 이들을 만나며 앨리는 어린 시절 자신을 매혹했던 도서관의 마법을, 절망에 빠져 있던 시기에도 이곳에 구직원서를 넣게 했던 힘을 되살려 이 공간을 지키고 널리 알리겠다고 결심한다.

물론 일부 폭력적인 이용자, 매뉴얼에만 집착하는 관리자, 포스터의 서체 하나까지 간섭하는 관료, 예산을 좌우하지만 정작 도서관 서비스에는 무관심한 시의원 때문에 기운이 꺾이는 순간도 있지만, 앨리는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도서관 수호대’를 결성해 뜨개질클럽, 성인 그림 교실,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게릴라전을 방불케 하는 작전으로 이용자들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다. 도서관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그 노력에 응답하듯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어가는 것을 보며 사서들은 용기를 얻고, 급기야 도서관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수익금 전액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수제 케이크 경연대회. 마침내 대망의 행사 당일, 도서관에 도착한 앨리의 눈앞에 전혀 기대하지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다.

그날 무엇보다 가슴 벅차고 짜릿했던 것은 우리가 바야흐로 새롭고 신나는 도약의 발판에 서 있다는 느낌이었다. 로스크리 수호대의 반란을 넘어서 뚜렷한 목적을 품은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는 의식을 공유했다. 도서관이 케이크로 뒤덮인 광경, 최근까지 우중충하고 사무적이기만 했던 공간을 꽉꽉 채운 사람들, 수다와 혼란의 아우성은 지역공동체 전체가 도서관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_본문 396쪽


무엇이든 가능한,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서관에서
오늘도 우리는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어린 시절 앨리는 도서관에서 한 권 한 권 저마다의 우주가 담긴 책들을 탐독하며 세상을 만났다. 책을 읽는 순간만은 해적도 뱀파이어도, 법정심리학자도 될 수 있었던 앨리는 이제 사서가 되어 아기와 청소년, 연금생활자에게 다양한 책과 그 안에 담긴 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수많은 책처럼 각양각색의 이용객을 만나며 깨닫는다. 도서관의 가치는 서가 위나 책 속에만 깃든 것이 아니라는 것.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으로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역할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 전 세계적인 전염병 코로나19가 당도했을 때도 사람들은 사서를 신뢰하며 조언과 정보를 구했고, 도서관은 임시콜센터 역할을 하고 취약계층에 식료품을 전달하거나 처방약을 배송하는 등 지역사회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더욱 분명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기능이 대폭 축소된 상황에서도 도서관은 도움이 가장 절실한 이들,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최전선에서 제공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제 앨리와 도서관은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을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든 도서관의 운명은 그곳을 찾는 이용자들에게, 지역사회에 달려 있으므로. 앨리는 도서관의 특별한 마법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당부한다. 지역공동체의 이 귀중한 자원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시끄럽게 설치고 외쳐달라고. 그동안 사서들은 최선을 다해 그곳을 꾸준히 지키고, 열어두고, 마법을 부릴 것이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이들의 진심어린 애정과 분투가 담긴 이 책을 덮고 나면 누구라도 앨리가 말한 바로 그 마법을 확인하러 가까운 도서관에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모두의 이야기가 새롭게 탄생할 것이다.

저자소개

지은이 앨리 모건 Allie Morgan

전직 열혈 사서, 현직 도서관 애호가. 우울증과 PTSD, 자살충동으로 치료에 전념하던 중 지역 도서관에 보조사서로 취직한다. 어린 시절 꿈이었던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은 순식간에 날아갔지만, 학습장애 청소년, 노숙인, 실업자, 영유아, 싱글맘, 노인 등 다양한 이용자를 만나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이 저자의 삶도 밑바닥에서 조금씩 떠오른다. 그리고 도서관이 자신의 삶을 구한 것처럼 이제 자신이 위기에 빠진 도서관을, 그 공간을 사랑하고 그곳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갱단의 표적이 되었다가 삶의 벼랑 끝에 선 이용자의 마지막 지푸라기가 되기도 했던 도서관에서의 하루하루를 ‘@grumpwitch(성질 더러운 마녀)’라는 트위터 계정에 소개하면서 언론과 전 세계 도서관 애호가, 독서인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것을 계기로 탄생한 이 에세이는 그녀의 삶을 구한 이상하고도 멋진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물론 지역공동체에서 도서관과 사서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유머러스하고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책은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 스코틀랜드에서 남편과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앨리 모건’은 가명이다.


옮긴이 엄일녀

을묘년 화곡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기획과 잡지 편집을 겸하다 지금은 전업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섬에 있는 서점』 『비바, 제인』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세번째 호텔』 『로즈의 아홉 가지 인생』 『여자는 총을 들고 기다린다』 『비극 숙제』 『나이트 워치』 등을 번역했다. 『리틀 스트레인저』로 제10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목차소개

1장 별종 마법
2장 갈등 관리
3장 도서관이라고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4장 원칙
5장 로스크리도서관 전투
6장 죽음과 근무표
7장 나의 전투
8장 입소문을 타다
9장 지식의 대성당
10장 지역공동체의 역습
11장 케이크와 지역공동체
12장 도서관의 미래
13장 로스크리에 역병이 당도한 날
에필로그 한국의 독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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