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무명의 주드』가 연재물로 발표되자, 한 노련한 비평가가 필에게 글을 보내왔다. 그는 소설의 여주인공 수 브라이드헤드가 해마다 몇 천 명씩 나타나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유형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전형으로, 필자가 그런 인물을 소설에서 처음으로 묘사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들은 주로 몸이 연약하고 얼굴이 창백한 ‘미혼’의 여권운동에 앞장선 여성들로서 주로 도시에서 살며, 인습에서 해방된 지성적인 사람들이며, 또 신경이 과민한 사람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동료 여성 대부분이 결혼을 직업으로 선택할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들은 충분히 사랑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스스로 우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평론가가 유감스럽게 지적한 것은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여성상이 같은 여성에 의하여 그려지지 않고 한 남자에게 맡겨졌다는 것이었다. 만일 여성이 그녀의 초상화를 자기 작품 속에 그렸다면 끝에 가서 여주인공을 결코 그렇게 좌절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