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불평하거나, 숨막혀하거나,
이직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뉴욕대 사회심리학 교수가 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일하는 법
도른자는 특별하지 않다,
평범하게 당신 옆자리에서 일하는 그 사람이
‘사무실의 도른자들’ 중 한 명일 수 있다!
최근 SNS나 소셜미디어에서 ‘맑눈광’ ‘기존쎄’ ‘꼰대 상사’ 등 직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또는 이해하기조차 싫은 사람들, 소위 ‘사무실의 도른자들’을 풍자하는 콘텐츠가 대세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들에게 시달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조사기관에서 진행한 설문(2022년)에서 퇴사 사유의 압도적 1위로 ‘직장 내 갑질 등 상사·동료와의 갈등’이 꼽히기도 했다. 업무가 아닌 사람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은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가 소수가 아닌 대부분의 직장인이 겪는 심각한 문제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느새부터 직장은 ‘일’보다 ‘사람’이 힘든 공간이 되어버렸고, 오늘도 고군분투중인 직장인들은 혼자 삭이거나 커뮤니티에 하소연할 뿐이다.
뉴욕대 사회심리학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 테사 웨스트 역시 ‘도른자들’이 특별한 사람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며, 나아가 이들과의 관계야말로 직장생활뿐 아니라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는 이들로부터 어떻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직장에서 그들로부터 안전거리를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루라도 스트레스 없이 일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20년간 인간관계와 소통 방식을 연구해온 저자는 『사무실의 도른자들』을 통해 암흑 같은 직장생활에 한 줄기 빛을 비춰준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심리학의 도구로 분석하고 이들을 7가지로 유형화하며, 마침내 우리가 도른자들에게 맞설 무기를 쥐여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더이상 도른자를 피하느라 엘리베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오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사회심리학자인 나는 지금껏 20년 가까이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사람들이 협상하고, 협업하고, 효과적으로 논쟁하고, 성공적으로 서로를 회피하는 전략들을 관찰했다. 상호작용이 엉망이 될 때 사람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그 스트레스가 신체에서 어떻게 발현되며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빨리 퍼져나가는지 측정해왔다. 일터에서 인간관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우리 삶의 모든 면에―우리가 아이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부터 연인이나 배우자에게 느끼는 연결감까지―스며들어 어떤 일을 일으키는지 나는 수없이 목격했다. _본문 중에서
“그들을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알’ 필요는 있다, 그래야 당하지 않으니까!”
도대체 왜 저럴까 싶은 돌아이들의 민낯을 까발리다!
도른자들을 상대하려면 우선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저자는 도른자에게 대처하는 것이 마치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도른자들이 대체 왜 돌아버렸는지를 먼저 심리적 차원에서 살펴보고,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지에 대해 행동 방식적 차원에서 낱낱이 분석함으로써 그들에게 대처할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너머 숨겨진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
돌아이에게 대처하는 건, 말하자면 연쇄살인범을 프로파일링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무엇을 동력으로 행동하는지 알기 위해, 일단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가봐야 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희생자를 고르는가? 어떻게 적발당하지 않고 넘어갔는가? 그들의 행동으로 (은연중에) 이득을 보는 타인이 있는가? _본문 중에서
저자가 백화점 신발 판매팀에서 일하던 시기에 발령받아 온 데이브의 사례를 보자. 데이브는 다른 지점에서 판매 성과금으로 자동차를 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판매 사원이었고, 저자와 일하던 백화점에 와서도 이내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그것은 정당한 성과가 아니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외모든 성과든 재산이든 사회적 가치를 기준으로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사회비교 지향성’이라는 특질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어느 순간에는 비교를 멈추고 자신의 삶을 살기 마련이다. 반면, 강약약강형 인간은 비교하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견줄 대상과 권력자들 앞에서 안전하게 비판할 수 있는 먹잇감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사람이 성과를 올릴 기회를 착취하고,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데 악용한다. 강약약강형 인간은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강약약강형은 스위치를 끄지 못한다. 자신을 다른 모든 사람과, 특히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강박적으로 끊임없이 비교한다. 직책, 집안, 사무실 크기, 뭐든 하나라도 강약약강형 인간과 같은 게 있으면 긴장하라. 분명히 그들에게 주기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을 테니. 여러분에 대해 너무 잘 안다 싶은 사람을 경계하라. 최근 연봉 협상 때 여러분의 연봉이 얼마나 올랐는지 끝자리 수까지 아는 사람, 여러분이 자기보다 같은 직무를 몇 달(또는 며칠) 늦게 시작했는지 아는 사람. 이런 데 집착하는 사회비교 탐정들은 자기가 아는 내용을 재료로 삼아 파괴적인 경쟁 구도를 영리하게 만들어낸다. 데이브 같은 사람은 동료들 앞에서 여러분의 전문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상사에게 달려가 사소한 우려들을 보고할 것이다. _35쪽
강약약강형 인간인 데이브 역시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팀으로 온 지 오래지 않아 데이브는 팀원들의 서열을 간파했다. 그러고는 상대에 따라 가면을 벗기 시작했다. 창고의 신발을 제멋대로 정리하여 손님이 원하는 사이즈의 신발을 다른 직원들이 찾지 못하게 만드는 등 자신보다 서열이 낮다고 판단한 동료들에게서 손님을 가로채기 시작했다. 반면, 권력자와 상사들 앞에서는 실적이 낮은 직원과 자신의 판매량을 비교해가며 성과를 어필하는 데 노력했다. 전형적인 강약약강형 돌아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다.
20년간의 연구, 3천여 명의 인터뷰 분석, 7가지 유형화
강약약강형·성과 도둑·불도저·무임승차자·통제광·불성실한 상사·가스라이팅형
“돌아이들의 ‘심리’를 해부하자 비로소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끝을 모르는 사회비교 지향성은 데이브와 같은 강약약강형 인간의 무기인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으로도 작용한다. 강약약강형 인간이 비교를 멈추지 않는 이상 그들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면 뒤에 숨겨진 얼굴을 들키기 마련이다. 그 가면이 벗겨지는 때야말로 우리가 반격할 차례라고 저자는 말한다.
먼저 저자는 데이브의 민낯을 목격한 사람들을 찾아낸 다음, 데이브가 주도하는 예기치 못한 비교 상황 또는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려는 그의 시도를 목격하면, 함께 반발하거나 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데이브보다 지위가 높은 상사에게 보고했다. 강약약강형 유형을 상대할 때는 그들이 권력자나 상사에게까지 가면 뒤 얼굴을 내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모두에게 민낯을 들켜버리고 더이상 비교 우위를 점할 대상이 없음을 깨닫고 절망할 때까지.
얘기를 들어보니, 데이브가 괴롭히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이로써 첫번째 목표가 달성되었다. 데이브 문제가 사내에 널리 퍼져 있다는 걸 알아낸 것이다. (...) 나는 다음으로 데이브의 행동을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했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보라고 강조했다. (...) 나는 데이브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가볍게 언급하고, 그의 구체적인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마리는 데이브에 대한 비판을 썩 흥미롭게 듣진 않았지만, 대놓고 반박하지도 않았다._ 본문 중에서
저자는 데이브와 같은 강약약강형 인간을 포함하여 성과 도둑, 불도저, 무임승차자, 통제광, 불성실한 상사, 가스라이팅형까지 7가지 유형으로 ‘사무실의 도른자들’을 분류했다. 이들은 제각기 다른 심리적 요인과 동기로 인해 ‘돌아이’처럼 행동한다. 앞에서 살펴본 강약약강형 인간은 높은 사회비교 지향성과 지위 예민성 등의 사회심리학적 특질을 무기 삼아 자신의 지위를 높이고 다른 이들을 착취하려 한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의 심리적 동인으로부터 그를 상대할 방법을 찾아낸다.
『사무실의 도른자들』에서 저자는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모든 돌아이 유형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치고 분석해 대처법을 제시한다. 불도저 유형을 예로 들면, 그들은 의사결정권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한다고 느껴야 만족한다. 저자는 불도저가 원하는 대로 그들이 일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방식을 제안한다. 다만, 전혀 중요하지 않거나 업무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일을 쥐어주는 식이다. 그저 신나게 달린 불도저가 엔진을 식히며 뿌듯해하도록.
이처럼 『사무실의 도른자들』은 흥미로운 실제 사례와 20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심리학의 주요 개념을 설명하고, 도른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실용적인 전략을 담아냈다. ‘돌아이 백과사전’처럼 읽히기도 하고, ‘돌아이 공략집’처럼 읽히기도 하는 이 책은 직장 내 관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든 이들에게 일과 행복을 지키기 위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혹 제목을 보고 뜨끔한 독자가 있다면 책의 부록으로 실린 도른자 진단 테스트를 권한다. 친절한 해설을 통해 당신만의 오답 노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