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시는 미래의 언어다

장석주 | 나무생각 | 2023년 10월 25일 | E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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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무의식과 충동들, 시작도 끝도 없는 모호함들 속에 우리의 길이 있을까? 시에는 전복적 상상력으로 시대를 가로지르고, 공중을 떠도는 유언(流言)과 비어(蜚語)를 채집하며, 시대정신을 꿰뚫어 보고 표상을 찾는 숭고한 소명이 있다. 이에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장석주 시인이 한 시대의 삭막함과 불행에 맞서며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힘과 용기를 주는 시편들을 뽑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삭막하고 절망으로 둘러싸인 시대, 시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불행했을 것인가! 시의 숭고한 사명을 되새기며 자기의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가는 스물아홉 편의 시와 시인들을 불러 삶의 깊이와 방향을 다시 묻는다.

저자소개

날마다 읽고 쓰는 사람. 시인, 에세이스트, 인문학 저술가. 그밖에 출판 편집자, 대학 강사, 방송 진행자, 강연 활동으로 밥벌이를 했다. 현재 아내와 반려묘 두 마리와 함께 파주에서 살고 있다. 1955년 1월 8일(음력), 충남 논산에서 출생하였다. 나이 스무 살이던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시가 당선하고, 스물 넷이 되던 1979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시와 문학평론이 입상하면서 등단 절차를 마친다. ‘고려원’ 편집장을 거쳐 ‘청하’출판사를 직접 경영하는 동안 15년간을 출판 편집발행인으로 일한다.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학교, 명지전문대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3년여 동안 [문화사랑방], [행복한 문학] 등의 진행자로도 활동한다. 2000년 여름에 서른여섯 해 동안의 서울생활을 접고 경기도 안성의 한적한 시골에 집을 짓고 전업작가의 삶을 꾸리고 있다. 한 잡지는 그를 이렇게 소개했다. “소장한 책만 2만 3,000여 권에 달하는 독서광 장석주는 대한민국 독서광들의 우상이다. 하지만 많이 읽고 많이 쓴다고 해서 안으로만 침잠하는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니다.

스무 살에 시인으로 등단한 후 15년을 출판기획자로 살았지만 더는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 되자 업을 접고 문학비평가와 북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왔다. 급변하는 세상과 거리를 둠으로써 보다 잘 소통하고 교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안성에 있는 호숫가 옆 ‘수졸재’에 2만 권의 책을 모셔두고 닷새는 서울에 기거하며 방송 진행과 원고 집필에 몰두하고, 주말이면 안식을 취하는 그는 다양성의 시대에 만개하기 시작한 ‘마이너리티’들의 롤모델이다.”

저서로는 『몽해항로』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일요일과 나쁜 날씨』, 『행복은 누추하고 불행은 찬란하다』,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이상과 모던뽀이들』,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일요일의 인문학』,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고독의 권유』, 『철학자의 사물들』,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시간의 호젓한 만에서』,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공저) 등이 있다. 애지문학상, 질마재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소개

들어가기-시가 나를 찾아왔다

절망보다 희망이 더 괴로운 까닭은
존재란 얼마나 깨지기 쉬운 알인가
가난은 왜 우리를 소리 지르게 하는가
내가 너를 안을 때
얼마나 더 울어야 문장이 될까
우리는 언젠가 극장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
거울에 비친 상과 싸우다
가을날 햇볕 좋은 한 골목길에서
동물원에서 데이트를 한다는 것
당신이 수컷 늑대라면
촉촉하고 끈적거리는 곳에서의 한때
취해 잠든 당신의 눈꺼풀 뒤편
아침에 일어나 아침을 보았다
휘어지는 비와 물울로 가는 여행자
28개의 단어와 그것을 발음하는 목소리들
강함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아이는 낡은 세계를 무찌른다
명확하거나 모호한 에그의 세계
시인은 말놀이를 사랑해
정오에 오는 것들에 대하여
환대가 필요한 이유
인간은 하나의 장소다
사랑은 연극적 감정의 연출일 뿐
먼 훗날 나무가 되어요
우산은 동그랗게 휜 척추들을 깨우고
이따금씩 커다란 나무를 생각해
수학 교실에서 웃은 소녀들은 어떻게 되었나
사과의 날씨가 지나간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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