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가문의 유일한 무능력자인 이안 저스틴.
그는 스물네 살이 되기 전에 마법으로 인해 사망하고, 죽으면 스물두 살로 회귀하는 저주에 걸렸다.
16번의 죽음과 17번째 재시작.
살기 위해 이안은 유일하게 마법이 없는 래드포드 공작 영지로 향한다.
그러나 래드포드 공작가는 이방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이안은 단 하나뿐인 입장 줄에 끼어든다.
“여긴 무슨 줄인가요?”
“오델리아 공작님의 배우자 선발 시험 후보 줄입니다.”
“네?”
이안은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한다.
첫 번째. 래드포드에서 나간 다음에 죽고 또 회귀하기.
두 번째. 오델리아 공작의 배우자 선발 시험을 치르기. 그리고 탈락한 후 죽기?
“……당연히 두 번째지!”
그 자리에서 공작의 배우자 후보가 된 이안은 래드포드로 들어간다.
시험을 통과할 가능성은 조금도 상상하지 않았다.
누가 뽑히든 그와는 관계가 없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생존이니까.
*
오델리아가 침착하게 제안했다.
“너랑 비밀 문건을 공유하려면 결혼밖에 방법이 없어. 우리 결혼할까?”
자신들은 친구가 되기로 했다.
그런데 결혼이라니?
냉정하게 말하자면 터무니없는 헛소리다.
지금 오델리아는 되는대로 아무 말이나 들이밀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제안이지.’
머릿속으로 판단을 내리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응.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