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본: 『岸田國士全集19』(岩波書店)(演劇一般講話)
소리, 형태, 움직임, 색, 빛, 이 요소들을 가지고 그림이 아닌 것, 음악이 아닌 것, 조각이 아닌 것, 건축이 아닌 것, 무용이 아닌 것, 문학이 아닌 것,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를 가칭 무대예술가라는 이름으로 부르자.<중략>‘연극을 보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지만, ‘연극을 듣는 사람’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연극의 역사적 연구에는 참고가 되지만, 현대 연극을 논하고 그 본질을 탐구하는 데는 그다지 중요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더군다나 ‘내일의 연극’은 역사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낡은 단어의 사용법을 방패로 삼아 예술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또한 ‘극(劇)’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비슷한 어원학적 탐구에서 출발하여 편협한 이론을 세우고 감상(鑑賞)상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연 ‘극(劇)’이란 ‘활동’ 혹은 ‘동작’의 의미에서 변질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눈에 보이는 동작’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