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사이버전에 너무나 둔감하다
한국인은 ‘사이버전’이라는 것에 대해 너무나 둔감하다. “기껏해야 컴퓨터 갖고 노는 건데 얼마나 위험하겠어?”라고 장난처럼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이버전이 국가와 국민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심찮게 들려오는 정부기관망 디도스 공격이나 은행 등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조심했어야지.”라는 반응 정도다. 일반인이 당하는 피해라고 생각해 봐야, 스팸문자가 더 자주 오는 정도? 가끔 이체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을 보며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정도?
하지만 2014년 현재, 이런 안이한 생각은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이제 사이버 공간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전략과 안보의식이 필요한 곳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다이하드 4>에 나온 것처럼, 사이버 공간은 한번 뚫리면 국가적인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국부가 증발하고 전기나 가스 등의 공급이 끊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은 결코 사이버 상으로 안전한 나라가 아니다.
한국의 사이버 인프라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인터넷 보급률은 93%, 평균 속도도 전 세계 1위이다. 인터넷 사용 인구비례는 영국에 이어 2위이다. 그런데 시카고 대학교 미어세이머 교수의 지적처럼, 우리는 사이버전이 발발하기 쉬운 환태평양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과 역사적 대립 상태에, 중국과 북한과는 공산주의 대 민주주의 국가로 이념적 대립 상태에 있다.
북한이 사이버 공간을 노린다
이러한 현실을 우리의 주적, 북한이 놓칠 리 없다. 북한은 1만 2,000여 명의 해커부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연구기관까지 합치면 그 수는 3만까지 늘어난다. 미국의 CIA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북한은 국가적으로도 해커부대에 대해 상당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재들을 선발해 어릴 때부터 전문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북한은 그간 ▲국내 유해화학물질 정보 해킹 ▲7.7디도스 공격 ▲작전계획 5027 해킹 유출 ▲고려대 e-메일 악성코드 유포 ▲3.4 디도스 공격 ▲육사총동창회 홈페이지 해킹 ▲농협전산망 마비사건 ▲3.20사이버 테러 등으로 우리나라를 공격해 왔다.
하나하나 다 엄청난 피해를 불러온 것들이었고, 그 피해액만도 무려 8,9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사이버 전략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
이런 사태들을 북한의 짓이라고 바라볼 정황과 근거도 명확하고, 국제적으로도 북한의 공격이라고 인정하는 마당에, 막상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떠한가?
“또 안보팔이야?” “툭하면 북한이 했대.” “정부 말대로라면 북한은 세계 최고 수재들만 있나 봐.”
현실에 둔감한 이런 반응들이 상당수 아닌가? 그러나 실상은 이렇다. 안보는 중요한 것이고, 툭하면 우리를 공격하는 북한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해커들을 키워내고 있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 흔히 하는 말처럼, “한 명의 간첩이 10명의 친북세력을 키워내고, 10명의 친북세력이 100명의 반정부 여론을 만들어”내는 상황이 현실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갖춰야 할 여러 대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대안들을 통해 닥친 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대북 사이버 전술 전략을 갖춰갈 수 있기를, 저자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