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전쟁, 그 승패의 본질에는 사실 화학이 있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역사 읽어주는 과학자
곽재식의 한반도 전쟁 속 화학의 세계
◎ 도서 소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전쟁, 그 승패의 본질에는 사실 화학이 있었다!”
곽재식의 한반도 전쟁사 속 숨어 있는 화학지식 수업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스무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힘과 힘이 격돌했던 시대, 한반도는 어떻게 다양한 국가들과 맞서 싸우며 발전할 수 있었는가? 『곽재식의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학전쟁사』는 7세기 삼국통일부터 19세기 운요호 사건까지, 과학자 곽재식 교수가 해석하는 네 개의 화학 지식과 전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간단하게는 포차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밧줄의 화학성분부터 크게는 한반도를 무너뜨린 일본 석탄 군함 운요호의 화학 에너지의 비밀까지, 각종 전쟁과 관련한 역사적 이야기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술해 나간다. 포차의 화학, 기병대의 화학, 증기 기관의 화학 등 지금-여기를 있게 한 ‘한반도의 화학전쟁사’ 스토리에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명량, 한산, 노량 각본집 & 스토리보드북 콜렉션』 | 김한민 감독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 98,000원
▶ 『우리의 기원, 단일하든 다채롭든』: 상상과 과학의 경계에서 찾아가는 한민족의 흔적 | 강인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 19,800원
◎ 책 속으로
역사에서 가장 치열한 다툼인 전쟁과 연관된 문제도 화학과 관련이 깊은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화학이 얼마나 다양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다 생생한 이야기로 설명하기 위해, 역사 속 전쟁이 어떤 화학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를 풀이해 보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다른 책에서는 비교적 덜 다루는 관점에서 화학과 전쟁의 관계를 설명하고자 노력해 보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 아니라, 화학사에서 중요하게 꼽는, 더 중요하고 잘 알려진 사건이 전쟁과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거창한 문제가 아니라도 사람의 삶은 언제나 화학과 깊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기 위한 주제를 따로 선정했다.
__ 8쪽
조선 시대가 현대와 가장 가까운 왕조이면서 이야깃거리도 많고, 이야깃거리가 많은 만큼 자료도 풍부하고, 자료가 풍부한 만큼 작가나 제작진이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만드는 데 능숙하고, 하다못해 방송국에도 조선 시대 의상, 조선 시대 무기, 조선 시대 투구 등 조선 시대 소품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는 투석기를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다. 왜 그럴까? 조선 시대에는 이미 화약이 개발돼 대포를 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포를 쏘면 훨씬 간편하고 강력하게 무시무시한 피해를 줄 수 있는데 굳이 힘들게 투석기를 만들고 병사들이 낑낑거리며 돌을 구해서 올리고 적군에게 돌을 날릴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조선 시대가 배경인 사극이 많은 한국 TV에서는 투석기를 보기가 어려운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많이 사용했고 전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사극에서 별로 본 적이 없다는 이유로 투석기는 이국적인 무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사에서 투석기가 언제 사용되었는지 찾아보면 의외로 곳곳에서 사용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저런 투석기는 안 썼던 거 같은데’라는 오해를 조금 풀어보자.
__ 16~17쪽
도대체 말은 왜 잘 달릴까? 어렸을 때는 한 번쯤 궁금해했을 만한 질문이다. 말은 사람보다 훨씬 잘 달리고 힘도 세다. 사람은 고기도 먹고 채소도 먹지만 말은 풀만 먹고 사는데 어떻게 그렇게 힘이 좋을까? (…) 실처럼 되어 있는 근섬유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성분은 마이오신 또는 미오신(myosin)이라고 하는 물질이다. 이 미오신이 적절한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를 뿌리면 ATP는 ADP(adenosine diphosphate, 아데노신 이인산)라는 물질로 변한다. 그리고 미오신은 그 영향으로 잠깐 모양이 굽어들 듯이 변하는 특징이 생긴다. 이것이 우리가 하는 모든 운동의 근원이다. 걷고, 뛰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누군가의 손을 잡고, 누군가를 껴안고, 즐거워서 박수 치고, 화가 나서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고, 심지어 숨쉬기 운동을 하며 조금씩 가슴과 배를 움직이는 것까지. 그 모든 움직임이 ATP가 ADP로 변할 때 미오신이라는 물질의 모양이 굽어드는 화학 반응 때문에 일어난다.
__ 82~83쪽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형태가 바뀔 수 있는 단백질의 성질을 이용해서 물 같은 상태로 보이는 단백질을 여기저기 바른 다음 적절하게 말려서 서로서로 잘 달라붙도록 한 뒤 다시 굳도록 만드는 것이 아교 같은 접착제의 원리다. 특히 단백질이라는 물질이 온도를 달리했을 때 변형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달걀찜을 만들 때 달걀에 파나 당근을 잘라 뿌려놓고 찜을 만들면 파와 당근이 있는 위치에서 그대로 굳으며 붙어버리는데, 그 원리와 아교의 접착 원리는 상당히 비슷한 셈이다. 하지만 습도가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주변에 수분이 많아지면 엉겨 있는 단백질 사이사이로 수분이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나름의 방식으로 꼬여서 연결되어 있는 단백질의 성질을 의도한 그대로 활용하는 데 방해가 된다. 단백질 종류에 따라 꼬여 있는 것이 조금 느슨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성계가 여름철에는 높은 습도로 아교가 느슨해져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요동 정벌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이다.
__139~1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