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피에에서 쫓겨나 이곳저곳을 떠돌던 헤레이스 후작가의 후계자 헬라는 북부 산맥을 지나 테르탄에 도착한다.
돈이 필요했던 헬라가 맡은 일은 무패의 공왕 데이아넌 테르탄의 수발을 드는 것.
그러나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건 소문과는 전혀 다른 공왕이다.
“너 같은 거 필요 없어. 성에서 나가.”
“못 나가요. 6개월 동안은.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잃어버린 작위와 가족을 되찾아야 하는 헬라와 저주를 풀어야 하는 데이아넌의 생활이 시작된다.
언제나 밀어내기만 할 것 같던 데이아넌도 헬라의 진심을 통해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저주로 인해 괴로워하는 데이아넌의 모습을 보며 헬라도 점차 애정을 쏟게 된다.
어느 날, 악마는 헬라에게 데이아넌의 저주를 풀 수 있는 거래를 제안한다.
“네 이름을 다오. 아주 깨끗하고, 강하고, 무거워. 내가 가진 모든 것보다.”
헬라는 어느덧 자신의 마음속에 크게 자리하게 된 데이아넌을 못 본 척할 수 없어, 악마의 거래에 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