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디스 버틀러, 정희진, 이라영 추천 ★
★ 『감정의 문화정치』(2014) 사라 아메드가 쓴 첫 번째 대중서 ★
페미니스트 철학자, 실천적 활동가 사라 아메드가
“기꺼이 성가신 존재”가 되기로 결심한
페미니스트들에게 건네는 연대의 메시지
2016년 학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당국의 처리에 항의, 교수 사직
제도권에 머물지 않는 독립 연구자, “킬조이”를 선언하다!
◎ 도서 소개
‘차별’에 도전하면, 도전에 대한 반응으로 차별이 돌아온다
“페미니스트 킬조이는 그런 당신을 도울 수 있다!”
“이 기발한 페미니스트 사상가의 겸손함이 내내, 빛을 발한다!
이 책은 트랜스젠더/페미니스트의 부도덕한 분열을 극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선물이다.
반인종주의와 장애권 투쟁이, 페미니스트·퀴어적 사고와 정치의 중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 주디스 버틀러
“2017년에야 나는 ‘킬조이’를 중심으로 페미니즘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생활세계와 제도문화에서 권력이 어떻게 확보되는가?
언제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가?” ― 사라 아메드
페미니스트 철학자, 실천적 활동가 사라 아메드의 첫 번째 대중서가 『페미니스트 킬조이』라는 강렬한 제목으로 아르테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 9번 도서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감정의 문화정치』 『정동이론』 『행복의 약속』등 학술서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연구자이다.
아메드는 왜 연구서 작업에서 나아가 대중서를 쓰기로 마음먹었을까? 그는 2004년부터 골드스미스 런던대학교 인종·문화 교수로 지냈으나, 2016년 학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학교 당국의 처리에 항의하며 교수직을 사임한 후, 2017년부터 ‘킬조이’라는 키워드로 페미니즘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불공정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에 킬조이 ‘기술’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 책은 2023년 10월 영국에서 ‘The Feminist Killjoy Handbook’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고, 그 ‘기술’들을 “킬조이 진실, 킬조이 격언, 킬조이 다짐, 킬조이 등식”으로 모았다. 해외는 물론 국내의 많은 연구자와 페미니스트를 비롯해 수많은 여성이 원서의 출간 이전부터 이 작업과 프로젝트(킬조이 선언, 킬조이 프로젝트)에 뜨거운 공감과 지지를 보냈다.
그의 블로그(www.feministkilljoys.com)의 머리글은 “즐거움 죽이기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다”로 시작한다. 아르테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는, 즐거움 죽이는 킬조이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실천적 지침’을 담은 유용한 전략서인 그의 첫 대중서를 발빠르게 국내에 소개한다.
추천자인 정희진 연구자의 표현에 의하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지적으로 탄탄하면서도 이처럼 잘 읽히는 책이 있을까. 통쾌해서 웃다가 감격으로 울다가를 반복했다”라고 평하며, “특권을 가진 자들이 철학을 논하지 않도록 그들을 낙후시켜야” 하며 “이 책을 들고 공부를 하자”라고 권한다.
이라영 연구자는 한 사회의 지성과 정의로움을 드러내는 지표로서 ‘유머’와 ‘애도’를 언급하고, 사라 아메드가 제시한 킬조이의 격언 “우습지 않을 때는 웃지 마라!”를 역설하며, “다른 이들에게 해를 입히는 유대는 부러뜨리는 것이 맞다”로 응수했다. 권력의 즐거움을 과감히 망치면서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연결된 존재로 살아가길 원한다면 “킬조이가 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하며 이 프로젝트에 지지를 표했다.
◎ 시리즈 소개
Philos Feminism 거부할 수 없는 물결, 새 시대의 상식
기꺼이 맞서 새 시대를 연 여성들의 목소리
쟁점을 사유하고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이 시대의 고전
1 백래시: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수전 팔루디 지음 | 황성원 옮김 | 손희정 해제
미디어, 자본, 정치가 결탁한 반(反)페미 여론전의 전말
132*204mm | 804쪽 | 48,000원
2 여성, 인종, 계급
앤절라 데이비스 지음 | 황성원 옮김 | 정희진 해제
흑인 여성 공산주의자가 기록한 20세기 인권 투쟁의 역사
132*204mm | 400쪽 | 32,000원
3 워드슬럿: 젠더의 언어학
어맨다 몬텔 지음 | 이민경 옮김
사회언어학으로 추적하는 언어 속 젠더 부조리의 근원
132*204mm | 352쪽 | 24,000원
4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자연의 재발명
도나 J. 해러웨이 지음 | 황희선ㆍ임옥희 옮김
사이보그 인류학의 권위자 도나 해러웨이의 대표작
132*204mm | 528쪽 | 36,000원
5 스티프드(가제)
수전 팔루디 지음 | 손희정 옮김
박탈감으로 들끓는 현대 젊은 남성의 초상화를 그리다
132*204mm | 2023년 11월 출간 예정
6 다크룸: 영원한 이방인, 내 아버지의 닫힌 문 앞에서
수전 팔루디 지음 | 손희정 옮김
폭력적 가부장에서 70대 트랜스여성이 된 아버지를 회고하다
132*204mm | 644쪽 | 33,000원
7 자본의 성별(가제)
셀린 베시에르ㆍ시빌 골라크 지음 | 이민경 옮김
성별에 따른 자본 상속의 메커니즘
132*204mm | 2024년 1월 출간 예정
8 임신중지: 재생산을 둘러싼 감정의 정치사
에리카 밀러 지음 | 이민경 옮김
정치 역학의 산물로서 임신중지를 분석하다
132*204mm | 352쪽 | 24,000원
9 페미니스트 킬조이: 쉽게 웃어넘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
사라 아메드 지음 | 김다봄 옮김
즐거운 저항을 위한 실천적 지침, 잠재력 활용법
132*204mm | 420쪽 | 32,000원
10 가부장제 깨부수기: 성차별의 역사와 여성의 투쟁
마르타 브렌ㆍ옌뉘 요르달 지음 | 손화수 옮김 | 권김현영 해제
만화로 배우는 가부장제와 여성 투쟁의 역사
170*234mm | 104쪽 | 22,000원
◎ 책 속에서
삶을 유지하려면 우리를 유지해 주는 유대를 유지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 관계로 이루어진 어떤 유대는 힘과 대피처를 주지만, 다른 유대에서는 대피해야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당신이 생각하기에 문제가 있는 관점을 드러낸다면, 괴롭더라도 듣지 않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그것을 듣는 일은, 정말로 듣는 일은, 유리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 뭔가가 깨지는 소리를 듣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_60쪽
우리가 사라졌으므로 우리의 요구 사항도 사라졌다. ʻ지워 버리기blankingʼ는 어떻게 페미니즘이 ʻ백인 페미니즘white feminismʼ이 되었는지를 조금이나마 알려 준다. 비었다는 의미의 단어 blank는 흰색에서 나왔다. 페미니즘이 표백된 것은 흑인과 갈색 피부 여성들이 페미니스트로서 이야기하고, 알고, 창조하면서 그곳에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건 우리가 지워졌기 때문에, 그곳에 존재한다고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_96쪽
나는 이방인을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는 이가 아니라(우리는 이방인을 그렇게 여기도록 배운다), 우리가 (이방인으로서) 알아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방인으로서 인식된다는 것은 이곳 출신이나 이곳 소속이 아닌, ‘어울리지 않는 신체body out of placeʼ로 여겨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ʻ어울리지 않는ʼ 이들이 얼마나 의심스럽고 위험하다고 여겨지는지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이방인이 되면 결국 방과 대화의 가장자리로 밀려난다. 우리의 일부도, 우리와 같지도, 우리와 함께도 아닌 상태가 되는 것이다. _98쪽
우리는 여러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자꾸 가벼이 여길 때는 뭔가 무거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임을 배웠다. 우리는 성차별적 농담에 웃기를 거부한다. 기억하자, 그것이 킬조이 격언이다. 우리는 농담이 우습지 않을 때 웃기를 거부한다.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소개하면서, 어떤 대상에 대해 웃어 버리는 것과 웃어넘기는 것을 구별 지었다. 우리는 어떤 대상에 대해, 혹은 이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고 웃어 버릴 수 있다. _115쪽
가족 중 한 명이 테이블에서 내게 한 말 중에는 “동성애자들이 아이를 갖는 건 이기적인 짓이야”도 있었다. 그는 동성 부부의 아이가 심하게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했다. 그는 동성애는 병이라거나 변태 성향이라는 판단에 동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그런 판단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 입는 것을 걱정했다. 이런 걱정 역시 동성애자들이 아이를 원하는 것은 아이의 행복보다 자신의 행복을 우선하는 이기적인 일이라는, 동성애자를 향한 [일방적] 평가의 바탕이 될 수 있다. _143~144쪽
클라우디아는 어른들이 혀를 차는 소리를 통해 자신이 백인 아기 인형을 사랑하는 것이 마땅함을 안다. 그는 그렇게, 옳은 방식으로 영향받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 방향의 영향을 받는다. 클라우디아는 인형을 어르고 달래는 대신 찌르고 비튼다. 그가 인형을 다루는 방식은, 내 생각에 틀림없이 폭력적이고 공격적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불만, 불충, 배은망덕으로. 인형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클라우디아가 인형을 분석해 ʻ온 세상이 사랑스럽다고 말하는 것ʼ이 뭔지 알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여겨지는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을 때, 우리는 그 존재를 배운다._156쪽
우리는 다양성을 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너무나 많다. 다양성으로 인해 백인성은 보이지 않는다. 유색인들은 번쩍이는 상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하는 광택제가 된다. _159쪽
우리 중 일부는 당연히 다양성을 동반하리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아마 등장과 동시에 우리는 환영받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것을 바꾸려 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환영받는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앞서의 학자는 자신을 “다양성과 진보적인 커리큘럼을 도입하라고, 약간의 문화적 변화를 보조하라고 데려온” 거라고 설명했다. 한 조직이 ʻ약간의 문화적 변화를 보조하라고ʼ 누군가를 임명할 때, 그것이 꼭 조직 내부 사람들이 보조받을 의지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_217쪽
행복이 초래하는 불행을 안다 해도, 불행을 초래하는 일이 쉬워지지는 않는다. 내게 킬조이 행동주의는 행복을 명분으로 삼지 않기를 명분으로 채택하는 방식이다. 페미니스트 킬조이 형상을 소개하면서, 나는 그를 탈환하는 일이 모욕적인 표현을 탈환해 온 활동가들의 기나긴 역사를 물려받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성애의 좁은 대본 밖에서 살아가고 사랑하는 이들을 모욕하는 데 쓰였던 퀴어라는 말이 그 예다.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활동가로 생각하는 것은 그에게 퀴어한 역사를 부여하는 일이다. _297쪽
싫다는 말의 파급효과는 따라서 물리적이다. 당신은 일을 완수하는 데,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자원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당신은 보복에 극도로 취약해진다. 보복을 증명하기는 어려운데, 아주 많은 경우 보복은 받지 못하는 것, 돌아오지 않는 기회, 열려 있지 않은 문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제도의 ʻ문을 잡고 있는 사람들ʼ은 그들이 권력을 남용하는 것을 막으려는 이들에게 문을 닫아 버린 바로 그들이다. _310쪽
대학교의 반응은 예상했지만, 페미니스트 동료 몇몇마저 내 행동이 해롭다고 평가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한 동료는 내가 “경솔”했다고 질책하며, 내 행동이 “행복하고 활기찬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온 많은 페미니스트 동료의 이익에 반한다”라고 말했다. 이미 공개적으로 페미니스트 킬조이로 식별된 내가 또다시 다른 페미니스트에게 페미니스트의 즐거움을 망치는 이로 식별된 것이다. 이 사실로부터, 성적괴롭힘을 폭로하면 대학교의 행복뿐 아니라 페미니스트의 행복(“행복하고 활기찬 환경”) 역시 위협하는 일로 치부될 수 있음을 배워야 한다. _315쪽
종이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다면, 종이 페미니스트 킬조이도 될 수 있다. 명목상으로는 페미니스트 킬조이지만 실천하지 않는 이들, 공공연하게 무엇에 반대하는지 큰 소리로 외치면서도 괴롭힘에 항의하려는 누군가가 도와 달라고 요청할 때, 닫힌 문 뒤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 페미니스트 킬조이들.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서 킬조이를 채택하고, 그를 주장하고, 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그를 통해 혹은 그가 되어 글을 쓰기는 너무나 쉽다. _320쪽
킬조이가 됨으로써 사람들의 전진이 가로막힌다면, 우리는 그들이 가로막히는 것을 가로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킬조이 행동주의는 즐거움을 망치는 일의 비용을 분담하는 일, 너무 큰 비용을 부담하느라 더 불안정해진 이들을 보호하려 애쓰는 일이다. _326~3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