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사랑에 빠졌다.
스물, 약혼식을 올렸다.
스물셋, 최악의 형태로 파혼했다.
스물다섯, 결혼했다.
그리고 서른셋.
아버지의 부고가 들려왔다. 아살리아는 눈을 반짝였다.
‘드디어 이혼할 수 있어.’
불효녀라고? 불효하면 좀 어떤가.
아버지에게 그녀는 왕가와 혼인시켜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한 도구였을 뿐인데.
속전속결로 이혼. 아살리아는 달콤한 자유를 꿈꾸며 남부로 향한다.
그런데…….
“염치도 없지. 네가 왜 여기 있어?”
“아살리아?”
“더러운 입으로 부르지 마, 휘셀 리제논!”
가장 아름다운 과거를 담은 그곳에는, 한때 목숨처럼 사랑했던 남자가 잠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