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여행작가
글은 인간과 다른 동물을 차별되게 함은 물론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도구다. 인간은 사고를 궁극적으로 표현하는 글 속에 갇혀 지낸다. 따라서 인간의 세상은 글의 감옥이다. 여기 또 한 사람이 책이라는, 글로 지은 자신의 감옥을 세상에 드러낸다. 글을 잘하라고 부모님이 성할 성(盛) 글월 문(文)의 이름을 지어 주셨다. 사고하면서 이름이 너무 무거움을 알았다. 2021년 월간문학 신인상 수상으로 늦깎이 소설가가 되었으니 등에 지워진 길마처럼 평생을 짓누르던 그 무게를 조금이나마 감당한 것인가. 이 소설집은 한 작가로서는 작은 꿈을 펼친 것이지만, 한 사람으로서는 큰 꿈을 이룬 것이다. 계속 무게를 덜고자 앞으로도 글의 감옥을 계속 지을 것이다.
글로부터 영원히 해방되는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