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의 합창 전3권의 이야기를 10%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기회!
거칠 것 없는, 세상 무서울 것도 없는 그들에게 찾아온 어여쁜 들고양이 한 마리.
교실 문이 열린다. 조금 전까지 시끄러웠던 반이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태성, 성현, 도훈, 건 4인방의 등장에 모두들 눈치만 보기 일쑤다. 학교에서는 누구나 다 알 정도로 유명한 그들은 일명 ‘개들’이라 불린다.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날에는 뼈도 못 추리기 일쑤, 각종 청소년 비행에는 누구보다 앞장서는 것은 예사, 안하무인의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그들의 개(?) 같은 성격에 모두들 눈치만 보며 피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개들이 모여 있는 그 반으로 묘진은 전학을 간다. 태성은 묘진을 툭, 툭 건드리지만 지레 겁을 먹고 움츠러드는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묘진은 당당하게 태성에게 맞선다. 하지만 그가 누군가, ‘개들’ 중에서도 ‘개’ 태성 아닌가. 개는 강하게 나오는 상대에게 더 세게 나가는 법. 태성은 묘진을 더욱 괴롭히지만, 들고양이 같은 묘진은 숨지 않고 더욱 고개를 든다. 그런 묘진에게 점점 끌리는 태성과 나머지 개들. 개들의 끈적끈적한 우정 사이에 끼어든 들고양이, 묘진. 사랑과 우정 그 사이에서 방황하는 그들의 이야기.
더욱 성숙해져 돌아온 한설 작가의 세 번째 이야기 <개 들 의 합 창>
<개들의 합창>을 이루고 있는 한설 작가의 성숙된 문장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막 약관의 나이에 접어든 작가라고는 믿기 힘들 것이다. 안정된 문체 속에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개들의 합창> 속에는 성숙함과 풋풋함이 공존한다. 그 영역 안에서 작가는 그들의 아픔, 우정, 사랑을 맛깔나게 그려나간다. 중간, 중간 톡톡 튀는 한설 작가 특유의 등장인물들의 대사는 독자의 입꼬리를 절로 올라가게 만든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아픔을 품고 있었던 개들.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가리기 위하여 세상을 향해 더 크게 짖었는지도 모른다. 어여쁜 들고양이와 개들의 웃고 우는 이야기. 개들의 합창이 시작된다.
“이건 너무 비참하잖아. 버려졌다, 소외됐다하면서도 이건 참 인정하긴 싫었는데…. 우리 꼴이 개새끼랑 다른 게 하나도 없네. 인간이고, 사람인데 이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잖아. 어떻게 숨만 쉬고 사는 꼴이 개새끼만도 못해.”
캄캄했다. 달조차 구름에게 가려져 밤하늘엔 현저한 것 하나 없었고,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한 가로등만이 가물가물 그들을 비추고 있다. 날이 몹시 침울하고 안개가 짙게 깔린 어느 밤, 네 명의 그림자가 차곡차곡 포개진 채로 산산이 조각나버렸다. 한 마리는 질척거리는 바닥을 뒹굴며 목 놓아 울고 있고, 나머지 세 마리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자신의 몸뚱이를 바라보며 목구멍을 넘어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켜내고 있었다.
그날, 울부짖음에 가까운 개들의 노랫소리가 아득한 골목길 사이를 날카로이 가로질렀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