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와 모래, 낙타와 시를 가진 사막 위의 문명,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오아시스 같은 책 오해와 편견을 깨고 처음 만나는 이슬람의 진실 이슬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사막과 낙타, 오아시스와 아라비안나이트의 고장, 무서운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뿌리, 일부다처제가 허용되는 나라… 이슬람 세계는 우리의 머릿속에 고정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기독교에 이어 세계 2대 문명을 형성하고 있으며 16억 명의 인구를 거느린 이슬람 세계에 대해 우리는 정확히 아는 사실이 거의 없다. 안다고 믿는 사실조차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편견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우리가 서구 언론과 기독교 문명의 입장에서 이슬람 세계를 왜곡되게 바라보고 판단해왔기 때문이다. 서구의 이슬람에 대한 편견은 그 역사적 뿌리가 깊다. 십자군전쟁 이후로 유럽에서는 반무슬림 정서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슬람교는 칼의 종교로 묘사되었고, 선지자 무함마드는 흉악한 악당으로 그려졌다. 이러한 묘사는 근대화 이후에도 무슬림 땅을 점령한 유럽 식민주의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반복되었다. 무슬림에 대한 편견은 21세기 들어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9·11 테러가 일어나면서 더욱 강력하게 부활하고 말았다. 이제 대중들은 이슬람이나 무슬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과격한 알 카에다 테러범을 떠올리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슬람에 대해 줄곧 중립적인 시각으로 칼럼을 써오던 저자 하룬 시디퀴는, 이처럼 전 세계에 만연한 이슬람 세계와 대한 심각한 오해와 현실 사이의 엄청난 간극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조금이라도 이 차이를 좁혀 보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 캐나다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서구의 이슬람 전문가들과 무슬림 지식인들을 인터뷰하고, 직접 이슬람 사회를 수차례 여행하며 실태를 취재하고, 미국과 유럽의 무슬림들을 만나서 들었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명쾌하고 균형 잡힌 시선을 통해 바라본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서구 사회의 차별과 편견, 테러가 이슬람 사회에 미친 영향, 세계 곳곳에 사는 평범한 무슬림의 일상에 깊이 배어 있는 이슬람의 관습, 이슬람 사회의 여성차별과 여권 운동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비록 지금은 서구 사회와 비무슬림들이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해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지만, 지각 있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변화가 진행되고 있기에 가까운 미래에는 서로를 이해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글을 끝맺는다. 이슬람에 대해 전혀 모르는 비무슬림들을 위해 책을 썼다는 저자의 머리말처럼, 이 책은 이슬람을 이슬람에 대한 지식이 없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처음 이슬람과 만나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우리가 외면해온 세계,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우리는 왜 이슬람을 알아야 하는가? 언뜻 보기에 이슬람은 우리와 전혀 관계없는 별개의 세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적인 환경을 살펴보자. 석유의 보고인 아랍의 산유국들과 원목과 펄프의 주 산지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은 우리나라와 교류가 빈번한 무역 상대국이다. 이들은 모두 이슬람 국가들이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도 무슬림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이제 무슬림들은 우리 주변을 비롯해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는 지구촌 이웃이 되었다. 세계는 점점 더 경제적, 사회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앞으로 우리 청소년들은 지구촌을 무대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교류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다양한 국적,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이슬람 세계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와 더불어 세계 2대 문명의 축인 이슬람 문명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 9?11 테러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되고, 군대의 이라크 파병 찬반 논쟁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통해 일상 속에서 무슬림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지식인들을 필두로 차츰차츰 이슬람 세계에 대해 관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사회의 관심을 반영하듯 이슬람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기 시작했다. 대다수 이슬람 관련 책자들은 이슬람의 역사, 문화, 종교 등을 두루 소개하거나, 9·11 테러나 이라크전쟁 같은 민감한 시사현안들을 다룬다고 해도 사건의 진행상황이나 관련된 정보를 나열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뛰어넘는 통찰력 있는 분석과 전체 판세를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인도 출신의 명망 있는 캐나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이슬람 세계에 대한 통찰과 안목을 제공한다. 그것은 저자가 이슬람 문명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고, 수많은 이슬람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 경험을 통해, 명쾌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본질을 풀어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슬람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삶의 지침이자 문화 그 자체이다. 또한 꾸란은 인간 평등의 정신을 담고 있으며 나눔과 베풂을 중시하고 삶의 지혜를 주는 위대한 경전이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이슬람교는 호전적인 종교이고 무슬림들은 테러리스트라는 편견을 갖게 되었을까? 저자는 꾸란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무슬림 테러 단체와 서구 언론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무슬림들이 서구 사회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고 과격한 종교 단체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사회적, 경제적 문제점을 날카롭게 짚어 나가면서 우리 스스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게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사실과 끊임없이 마주치게 된다. 9?11 테러 이후 벌어진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사망한 무슬림 숫자가 테러 사망자의 300배가 넘는다는 사실, 아랍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의 합이 스페인 한 나라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 세계 난민 1,500만 명 중 대다수가 독재자의 압제를 피해 떠나온 무슬림이라는 사실 등등. 놀라운 사실은 그뿐이 아니다. 이슬람교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두려움은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무슬림과 갈등을 일으켜 온갖 전쟁의 원인이 되었으며, 국민들의 무슬림 공포증을 이용하여 독재를 강화하려는 정치인들의 도구가 됨으로써 민주주의 사회의 걸림돌이 되었다는 것이다. 드러난 진실은 놀랍고 충격적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들어 희망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슬람 사회는 종교적 보수주의의 문제점을 깨닫고 민주화로 가는 개혁을 시작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는 무슬림과 이슬람교에 대한 부당한 이중잣대를 깨닫고 반성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종교를 초월한 비무슬림들이 이슬람 세계에 대한 호의를 갖고 도움을 손길을 내밀고 있다. 전 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지구촌 시대에서 우리들은 외따로 떨어져서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한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은 다른 지역에도 파장을 미치게 되고, 과학 무기를 동원한 전쟁은 순식간에 선량한 민간인들 수백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만다. 무의미한 갈등과 전쟁을 피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려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외면해온 미지의 세계 이슬람, 그곳 역시 서구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악의 축’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또 다른 세상일 뿐이다. 이제 오해와 편견을 벗어던지고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이슬람의 참모습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