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수상작] 23세기 미래는 연애로봇의 시대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인간들끼리의 결혼 대신 간편한 로봇을 동반자로 맞이하는 것을 선택했다. 변화의 시기가 늘 그렇듯이 수많은 반대와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로봇은 아주 성공적으로 인간의 동반자가 되었다. 그 핵심은 역시 기술의 발전이었다. 로봇의 인간과 똑같은 외형을 가지게 됨으로써 아니 인간보다 더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으로 발전하면서 인간은 더 이상 다른 인간을 배우자로 선택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로봇은 완벽한 인간의 파트너였다. 눈부신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프로그램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진실하고 성실되게 인간을 섬겼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종족번식의 약점 역시 유전공학이라는 기술로 간단하게 없애버리면서 로봇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인간들의 삶에 파고들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불행하지 않았다. 사소한 감정 문제로 슬퍼하지도 않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연애로봇의 등장은 인류를 한 단계 더 진보한 문명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 한 소년이 있다. 어린 시절 뜻밖의 사고로 죽을 위기에 처했던 소년은 한 로봇의 손에 의해서 구해진다. 그리고 그 로봇의 보살핌을 받고 살아간다. 키가 자라고 어른이 된 후에도 소년은 그 로봇을 잊지 못하고 타인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난다. 어렸을 때 자신을 길러 준 로봇과 흡사한 외모를 가진 여자에게 소년은 어쩔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소년은 고민한다. 인간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건.. 어떤 것일까? “인간이 인간을 사랑한다면 그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어? 사람은 다른 사람 마음을 모르잖아. 어떻게 서로 사랑한다고 확신할 수 있지? 로봇이야 프로그래밍 되니까 날 사랑하는 게 당연하지만.”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지 않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소하고 아름다운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