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테르부터 하예크까지, 자본주의에 관한 300년 간의 지적 대장정! 지난 300년간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도덕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금욕과 청빈을 강조하는 기독교 사상과, 공동선을 위해서 개인은 얼마든지 희생될 수 있다는 공화주의의 시민전통이 지배적이었던 사회에서, 개인적 부의 추구는 그 자체가 충격이었고 도덕적 타락이었다. 자본주의가 이기심과 끝없는 욕구를 조장하여 늘 인간을 불행하게 하고(루소 215쪽), 수단과 목적을 전도시키며(아널드 321쪽), 부자가 되려는 목표로 속임수와 거짓이 판치게 하며(퇴니스 341쪽), 공적 이해와 사적 이해를 분리하여 사람들의 도덕심을 감소시키고(뫼저 157쪽), 노동 분업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일면적이고 기형적인 인간을 만들어낸다(실러 216쪽)는 탄식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란 정확히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돈과 시장이라는 자본주의적 현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졌고 어떻게 해석되었는지, 그리고 이 새로운 현상이 인간의 다른 사회 영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 파급 효과가 어떠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성격을 알아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좌파는 좌파대로 자신들의 사상적 기반의 원천을 살펴보는 것이며, 우파는 우파대로 논리를 가다듬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18세기부터 20세기 말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사상사를 다룬다. 자본주의는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자본주의가 낳은 정치적, 도덕적, 문화적 현실을 관찰하고 이를 당대 현실에서 비판하거나 정당화하거나 혹은 그 대안을 찾고자 했던 모든 현실 운동과 이론화 작업의 역사를 다룬다. 그럼으로써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는 비단 오늘날만의 것이 아니고 지난 수백 년간 되풀이되어왔음을 밝히고, 오늘날의 자본주의에 비판적 조망을 제공하고자 한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상가들은 모두 당대의 자본주의 현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 혹은 발전시키기 위해 평생을 몰두했던 사람들이다. 볼테르를 선두로, 애덤 스미스, 유스투스 뫼저, 에드먼드 버크, 헤겔, 마르크스, 매튜 아널드, 막스 베버, 지멜, 좀바르트, 루카치, 프레이어, 슘페터, 케인스, 마르쿠제, 마지막으로 케인스를 부정하고 완전한 자유주의 정책을 주창함으로써 20세기 마지막 2, 30년간 서구에서 가장 각광받은 경제학자가 된 하예크 등, 총 16명의 사상가와 주요 사상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