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대표하는 메블라나 문학상과 터키 소설상 수상자 엘리프 샤팍의 문제작. 단순히 현대 터키 공화국의 오늘을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내부의 모순과 위선을, 국가와 민족의 비틀린 상처를 두 가정의 두 여성이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에서 용감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작가 엘리프 샤팍은 이 소설로 인해 터키 정부로부터 터키 모욕죄 혐의를 받고 기소된 바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여성과 문학, 문화와 정체성, 이슬람 문화권에서의 섹슈얼리티와 젠더, 근친상간과 강간과 사생아, 기억의 정치학, 권력과 집단 기억, 이슬람교와 가톨릭의 갈등, 민족학살 등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여성학을 전공한 국제정치학자인 작가는 폭넓은 주제의식의 뒤섞임 속에서 하나의 우주를 이루는 인간의 삶을 유쾌하게 들여다본다. 숨겨진 불안을 끌어안은 채 이스탄불에서 살고 있는 열아홉 살의 소녀 아시야 카잔지. 그녀의 어머니 제리하는 아름답지만 임신중절을 시도했던 반체제적 인물이다. 아시야는 3대에 걸쳐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친척여성들 사이에서 길러진다. 이 여성들은 종교적인 통찰력이 있는 바누 이모와 미망인이 된 제브리예 이모 같은 개성적이고 다채로운 인물들이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인 아마누쉬는 자신의 정체성 일부가 상실되었으며,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려면 과거로, 터키로 되돌아가는 여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누쉬의 어머니는 무스타파를 만나 결혼하게 되고 새롭게 맞이한 터키인 가족을 통해서 아마누쉬는 터키로 떠날 결심을 굳히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