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생의 고요한 격려를 느껴라 생은 매순간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이윤기, 최인호가 극찬한 감동의 기록! 두 번 읽었다. 한 번은 미친 듯이, 한 번은 찬찬히. 죽음을 유예시키는 것은 기도가 아니라 깨어 있는 의식이라는 것을, 비슷한 과거가 있는 나는 이 책에서 다시 확인했다. - 이윤기(소설가, 순천향대 명예교수) 생의 극한에 직면했던 사람들이 들려주는 생존, 그리고 매순간 우리가 버릴 수 없는 삶의 희망 『일 분 후의 삶』은 불시에 닥친 절체절명의 순간, 죽음의 위기를 극복하고 인생으로 다시금 초대받은 열두 사람의 감동적인 생존 기록을 담은 실제 이야기다. 오랫동안 일간지에서 문학?영화?사건 기자 등으로 일하며 세상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온 작가가 기자 시절 간절하게 쓰고 싶었던 테마를 처음으로 꺼내놓은 첫 번째 논픽션 작품이다. 열두 명의 생존자들은 공무원, 고속버스 운전기사, 신인 프로복서, 실습 항해사, 보험 세일즈맨, 건설 기사, 등반가 등 평범한 풀잎, 소박한 들꽃 같은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7천 미터 높이의 날카로운 설벽을 거슬러 오르는 과정에서, 망망대해에 홀로 빠지면서, 암흑의 지하 미로에 갇히면서, 자신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는 걸 알게 되면서 난데없이 생의 극한에 닿게 된다. 역설적으로 이 때 그들은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고 자신의 진정한 삶과 예리하게 마주하게 된다. 미국 신화학자 조셉 캠벨이 현대적 고전 『신화의 힘』에서 가장 강조한 대목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게 아니다. 살아 있음을 진정으로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라는 통찰에 가장 정확하게 맞물린 경험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극적인 경험의 순간 마침내 내면의 간절한 소망을 듣는다. “일 분 후에도 내가 여전히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 고군분투 끝에 생존의 위기로부터 벗어난 그들이 공통적으로 깨달았던 것은 평범하면서도 따스한 것이었다. “캄캄하게 흘러가는 그 모진 시간 속에서도 삶은 매순간 우리를 초대하고 있었다. 그 고요한 격려를 느꼈기에 일 분 후의 삶을 염원할 수 있었다.” 이들 생존자의 삶을 향한 강렬한 의지와 감동의 이야기를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치열한 생의 감각과 아름다움,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의 거푸집 속에서 치밀하고도 철저한 사실 취재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열두 편의 논픽션 열두 편의 특별하고도 감동적인 사연들을 취재하기 위해 작가는 오래 전부터 이번 책의 주제에 걸맞은 사례들을 수집해왔다. 갑판에서 인도양에 홀로 추락했다가 거북이의 조력으로 구사회생한 임강룡 씨의 기적 같은 이야기는 작가가 군에서 제대했던 1990년 2월 경이롭게 읽었던 지방 신문의 단신 기사에서 시작됐으며, 친구를 구하려고 얼음판 위를 달려갔다가 익사한 후 기억상실증과 함께 살아난 이경섭 씨의 이야기는 작가가 지난해 우연히 만난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장 정기영 대령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이후 작가는 ‘오직 기자 출신만이 할 수 있는’ 취재력을 동원해서 강원도 진부의 눈 쌓인 계곡에서 바람 찬 남해 칠천도의 바다 마을까지 전국 곳곳에 산재한 극적인 생존자들의 거주지를 파악하고, 직접 만나 ‘아주 사적인 인생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고단하고 힘든 여행을 해야 했다. 생존자들이 생사가 엇갈리는 절박함 속에 느꼈던 세심한 감정들, 팽팽한 긴장감을 최대한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수십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해야 했다. 또한 대면 인터뷰 이후에도 각 단편 논픽션의 주제를 강화하고, 장면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후속 인터뷰와 전화 인터뷰를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완성한 원고들을 생존자 당사자들에게 발송해서 마지막 검토를 함께 했다. 이 과정에서 그 위기의 순간에 해수면 위로 떠오른 안전화의 색깔, 서울 성수대교에서 한강으로 추락한 직후 10초 사이에 느낀 심경, 위험한 빙벽의 틈(크레바스)으로 내려가 하룻밤 잠잘 테라스를 파낼 때 낙빙이 추락하던 소리, 학교 조리실의 은회색 알루미늄문과 같은 아주 구체적인 디테일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작가는 그 단순 작업 과정이 몹시 힘든데다, 생존자들의 기억의 한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는 일 때문에 “차라리 소설처럼 지어 쓸 수 있었으면”하고 몇 번씩 자탄하곤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 분 후의 삶』은 마치 단편소설집과 같은 얼개와 스타일로 쓰여지고,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 같은 문학과 논픽션의 만남은 해외에서는 미국 작가 존 배런트(『선악의 정원』) 같은 이들에게서 볼 수 있으며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이다. 이러한 점에 대해 소설가 최인호는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찬연하고 감동적인 기록이다. 저널리스트인 작가가 발굴해낸 삶과 생존의 신비가 프리즘처럼 빛난다. 단색화보인 우리 문학이 천연색으로 변화할 것 같은 예감이 찾아온다.” - 최인호(소설가) 기자 출신다운 철저하고 세심한 사실 확인과 빠른 호흡, 소설가다운 극적인 진행, 생존자의 육성을 담은 단순한 건조체와 곳곳에서 빛을 발하는 유려한 묘사의 배합, 쉬우면서도 사유적인 문장은 우리 독자들에게 여름철 더위를 잊게 해주는 극진한 ‘문학 논픽션’(Literary Nonfiction)’이라는 느낌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