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첨단을 걷고 있는 이 시대에 환생해 돌아왔다면 그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이 책은 칼 마르크스의 환생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쓴 팩션이다. 마르크스가 『자본론』 이후의 현대 사회를 관찰하며, 축구와 자동차 그리고 록펠러에 대한 이야기까지 일기에 남긴다는 저자의 상상력이 흥미롭다. 오스트리아의 한 출판사 직원이 우연히 로마 여행에서 마르크스가 쓴 일기를 입수하면서, 일기의 존재를 쫓는 추적자와 일기에 담긴 비밀을 풀려는 주인공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일기를 보관하던 친구는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며, 알파벳과 숫자가 쓰여진 미스테리한 메모만을 남겨두는데……. 마르크스가 환생해서 쓴 것처럼 현대적 자본주의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일기는, 동시에 자신의 부끄러운 사생활에 대해서도 실토함으로써 저자가 마르크스에 대해 보내는 냉소를 보여준다. 동명이인으로 칼 마르크스라는 이름을 지닌 저자가 촌철살인의 유머를 곁들여 자본주의에 대해 냉철한 독해를 개진하는 독특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