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줄거리로만 읽고 자세히 읽어보지 않은 독자를 위한 삼국지 입문 - 삼국지 초반부 유비가 서주태수가 될 때까지의 요약하지 않은 이야기를 읽고 삼국지의 진정한 흐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책 [일러두기] 삼국지는 권모술수를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 삼국지는 권선징악의 전형적인 고전 소설이다 한국의 三國志는 그 판본의 가짓수가 중국의 것보다 많을 것이다. 이토록 설명이 필요 없는 필독서인 삼국지도 한 때 사악한 권모술수를 가르친다하여 유해론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물론 곧바로 삼국지가 나쁘지 않다는 반론을 받아 유야무야되기는 했지만. 하지만 아직도 삼국지의 해석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원전 그대로 삼국지의 유비를 좋게 조조를 나쁘게 나타내는 것을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해석이라고 한다면 조조를 좋게 그리고 유비 쪽을 반드시 善으로는 그리지 않는 것을 진보적인 해석으로 본다. 심지어는 삼국지에서의 각종 ‘악인’들도 그들이 소수민족이라서 차별받았을 뿐이라는 급진적인 해석까지도 나온다. 그러나 삼국지는 그 자체가 권선징악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문학에서 권선징악의 구도가 무너진 것은 서양근대문학에서부터일 뿐이다. 선인이 반드시 잘 되는 것도 아닌 비극의 대명사인 세익스피어의 문학에서도 악인과 선인의 구분은 있었다. 삼국지에서 악인으로 묘사된 자의 속임수와 권모술수를 마치 오늘날의 모든 사람들이 본받고 따르라는 식의 삼국지해석은 분명 유해한 것이다. 오죽하면 “삼국지를 다 읽은 자와는 (교묘한 술수를 써서 당신을 속일 수 있으니) 사업거래를 하지 말라.”는 우스개까지 있는가. 진정 고전을 존중한다면 본래 작자의 의도대로 의인은 의인 악인은 악인으로 인정하고 책에서 본받고자 하는 것은 의인의 행실로 그쳐야 한다. 오늘날의 개작자들로서도 진정 원전의 특정인물의 악인설정이 불만스럽다면 그것을 과감히 폐기하고 (삼국지연의를) 새로 써야 한다. 원작자의 의도와 해석을 달리하면서 그 소설의 구도를 빌려오는 것은 창작인으로서 비겁하다. 삼국지를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면서 삼국지로 돈을 벌자는 사람들만 많은 것이 한국사회이다. * 본서는 삼국지의 도입부로서 삼국지를 위에서 말한 어떠한 편견의 위험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배려되었다. 본서를 읽고 난 후 이어지는 삼국지의 이야기는 어느 판본의 삼국지를 읽더라도 균형감각을 유지하면서 읽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