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았던 스무 살,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마리의 잘생긴 짐승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여운 막내 여리는 명문이라고 불리는 재수학원에 다니기 시작한다. 엘리트인 언니와 비교 당하면서도 그녀 역시 좋은 대학에 입학할거라는 가족들의 기대감이 여리의 내부에 검은 스트레스 덩어리로 쌓여버린다. 아픈 배를 부여잡고 도착한 병원에서 만난 짐승 같은 의사, 이태성. 여리에게 변비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창피를 주는데, 알고 보니 바로 옆집에 짐승이 살고 있다. 가운의 색처럼 차가운 태성을 사랑하게 된 여리는 과연 그를 자기만의 애완 짐승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리다고 무시하지 마요. 나도, 좋아하는 감정이 뭔지는 알아요.’ 돌아서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심장이 세게 뛴다. 이태성의 볼에 닿았던 입술을 만지며 나는 주사 실로 들어갔다. 조금, 웃었던 것 같다. 사랑과 사랑의 아픔을 모두 겪어본 남자와 이제 막 성인이 되어 좋아하는 감정을 자제할 줄 모르는 순수한 여자의 이야기는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의 마음속에 숨겨진 알콩달콩한 감정을 끌어내어 줄지도 모른다.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그들의 관계 속에서,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마음으로 행동하는 태생 그대로의 감정이 치유 약이 되어 변화를 만드는 모습은 이 시대에 잃어버린 순수한 사랑의 관계를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