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너는 생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간질간질한 판타지 모험이 시작된다! 한낮 무더위에 지쳐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게 되는 여름밤. 꿀잠에 빠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불청객이 있다. ‘에엥-’ 바로 징글징글한 모기! 찰싹 손바닥으로 내려치고, 치익 살충제를 뿌려 보지만 어느새 긁적긁적……살갗이 발갛게 부어올라 있다. 으악! 또 당했다. 화가 난다! 도대체 사람 피나 쪽쪽 빨아 먹는 모기들은 왜 태어나는 걸까? 또 이 책의 제목은 왜 하필 《모기소녀》일까? 1. 소녀, 한 생명을 만나다 신 나는 여름방학을 맞았지만, 다 남들 이야기다. 열 살 소녀 유리의 일과는 학교 대신 학원에 다녀와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게 전부이다. 바쁘기만 한 부모님에게 불만이 쌓여 가던 유리는 충동적으로 나 홀로 여름휴가를 떠나게 되고, 어느 아담한 오두막집에서 한 생명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다. 생태계 먹이 사슬의 가장 하위에 있으면서, 사람들의 피를 빨아 먹으며 병균을 옮기고, 매해 전 세계 10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모기! ‘모기로 사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어.’ 평소 모기를 끔찍이도 싫어하던 유리지만 무시무시한 오두막집의 저주로 ‘모기소녀’가 되고,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모기의 삶을 충실히 살아 내야만 한다. 2. 어떤 생명에게도 가족이 있다 긴 여정을 떠난 ‘모기소녀’는 숲 속 생명들과 하나둘 마주치며 점차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아내와 아들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바퀴벌레 아저씨, 어렸을 때 헤어진 엄마를 못내 그리워하는 잠자리 소년, 잠자리의 멋진 비행 실력을 동경하는 꼬마 무당벌레, 자라나는 후손을 위해 입을 버린 나방, 사연 많은 울보 여왕벌, 사흘 전 먹이를 찾아 떠난 어미를 기다리는 아기 새 삼 형제, 불굴의 매미 아가씨, 똘똘 뭉쳐 사는 겁 많은 개미 부대, 개미 부대를 노리는 개미귀신……. 인간이었을 때에는 미처 그 존재도 알지 못했지만, 숲 속 곤충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작지만 큰 삶을 들여다보는 사이, 유리는 조금씩 엄마 아빠의 마음이 보이는 듯하다. 3. 모든 생명이 어우러져 숲이 이루어진다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또 위기에 처한 숲 속의 여러 생명을 구하며, ‘모기소녀’는 점점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모기의 산란을 도우며 세상 어느 목숨도 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에게 해만 주는 모기라 할지라도, 생태계 먹이 사슬의 한 구석에서 세상이 조화롭고 균형 있게 유지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말처럼 모든 생명이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갈 때, 비로소 숲은 완전해진다. 이제 사람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만이 남았다. 또 한 번의 시련에 부딪친 ‘모기소녀’. 과연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무시무시한 저주에 걸린 오두막집' '모기소녀' 그리고‘생명의 목걸이’ 한국 판타지 모험의 새로운 고전이 탄생하다! 《모기소녀》는 2011년 한국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한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공모전’의 우수상 수상작이자, 2012년 영화제작사 쇼이스트와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된 작품이다. 동화 작가로서 첫 작품을 선보이게 된 정수윤 작가는 유학길에 올랐던 일본 도쿄의 야나카 마을에 위치한 옥탑방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밤마다 꿀잠을 방해하는 모기의 ‘완전 박멸’을 외치며 모기에 대해 연구하던 작가는,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람의 피를 먹는 것은 오직 산란기의 암컷 모기뿐이란 것! 평소 모기는 꽃의 꿀이나 나무의 수액, 이슬 등을 먹고살며, 수정란을 갖게 된 암컷 모기만이 자신의 난자를 성숙시키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데, 피에는 모기알의 성숙에 필수적인 단백질과 철분이 들어 있어 최고의 영양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모기는 번식을 위해 두려움과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에게 달려들었던 것이다. 이렇듯 다른 이의 삶을 들여다보면, 세상에 함부로 해도 될 생명은 단 하나도 없다. 모두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마땅한 ‘삶의 이유’가 있는 것. 다만 부족한 것은 우리의 ‘관심’과 ‘애정’일 뿐이다. 어린이 독자들은 ‘모기소녀’를 따라 숲 속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사이, 인간 중심의 이기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더 넓게 세상을 포용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너와 너의 곤충 친구들을 생각하면서 《모기소녀》를 쓰기 시작했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곤충도 있지만, 모두 소중한 생명이고, 살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었어. 마치 사람들이 그렇듯이 말이야. 날이 더워지면 너희는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겠지. 올여름에도 너희를 만날 생각에 조금은 귀찮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너와 곤충 친구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면, 전보다 더 유쾌하고 즐거운 여름을 맞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날 밤 나를 찾아와 준 모기야, 내게 더 나은 여름을 선사해 주어 고맙다. 안녕. - 글쓴이의 말,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