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홉(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 러시아의 소설가, 극작가. 러시아 남부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잡화상을 운영했으며, 조부는 지주에게 돈을 주고 해방된 농노였다. 체홉은 타간로크의 중등학교에 입학하여 10년간 정규교육을 받았으나 16세 때 부친의 가게가 파산하여 고학으로 중학과정을 마쳤다. 1879년 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입학했으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신문, 잡지 등에 글을 기고하여 수입을 올렸다. 의사가 된 젊은 체홉의 생활에 전환점이 된 계기는 작가 D.V. 그리고로비치가 1886년에 그에게 보낸 편지였다. 재능을 낭비하지 말라는 충고를 담은 편지에 감동한 그는 작가로서의 자각을 새로이 하여 희곡 <이바노프 Ivanov>(1887), 중편소설 <대초원(大草原)>(1888)을 썼다. 언제나 문학 속에 새로운 무엇인가를 담으려고 노력한 그는 이 무렵부터 객관주의 문학론을 주장하고, 재판관이 아니라 사실의 객관적인 증인이 되는 것이 작가의 과제라고 보았다. 폐결핵 증세가 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890년에는 단신으로 죄수들의 유형지인 극동의 사할린 섬으로 갔다. 정신적인 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였으나, 그보다는 제정 러시아의 감옥제도의 실태를 조사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었다. 사할린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집필한 르포르타주 <사할린 섬 Ostrov Sakhalin>(1895)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유형지에서>(1892)와 <6호실 Palata No.6>(1892)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그 후에는 톨스토이즘이나 스토아철학의 영향에 의한 금욕적이고도 자폐증적(自閉症的)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연을 인정하기 위한 인간성 해방에 눈을 돌렸다. 예술극장의 여배우 올리가 크니페르와 1901년 결혼하고, 3년 후 독일의 요양지 바덴바덴에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