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동북쪽으로 십리쯤 가면 지방문화재로 몇 채 남지 않은 아흔아홉 칸짜리 전주(全州) 이씨가(李氏家)의 건축으로 잘 알려진 선교장(船橋莊, 중요민속자료 제5호), 이른바 '배다리'라고 하는 옛 주택이 아담히 자리잡고 있다.
이는 사랑채인 열화당(悅話堂)과 정자인 활래정(活來亭), 그리고 안채, 동별당, 서별당, 행랑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조선시대의 상류가정 주택의 대표적인 한 예이다. 집터를 세운 이래 삼백 년 동안 이 건물 안에는 수많은 서화(書畵)와 전적(典籍)들이 수장되어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기예(技藝)를 즐기고 진리를 탐구했다.
이 책에는 선교장 집안의 문집 발췌본인 '완산세고(完山世稿)'에서 선교장과 관련 있는 글들을 가려 뽑고 이를 번역하여 원문과 함께 실었다. 선교장의 지금의 모습과 옛 모습을 담은 사진 자료들을 함께 수록하여 옛 어른들의 소박하고 따뜻한 풍모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열화당'의 이름은 이 주택의 사랑채인 열화당에서 따온 것인데, 출판사의 발행인과 이 책의 지은이가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