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덕분에 살았어. 정우야. 네가 없었더라면 나는 정말 어떻게 됐을지 몰라…. 난 지금도 내 손을 접었다 펼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으며 가슴에 손을 올려 뛰는 심장을 느낄 수 있어. 검은 노을을 보기 전 그리고 널 만나기 전에는 몰랐던, ‘살아있다는 것’을, 매일 잠에서 깰 때마다 세상과 교감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아직도 가슴이 떨려. 널 잡고 인생의 마지막에서 다시 시작으로 돌아온 그 순간만 생각하면….” 7개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로 진출한 굴지의 중견 외식업체 대표, ‘푸드엣나이트’의 안영우는 시간이 날 때마다 소위 ‘노는 애들’의 아지트에 찾아간다. 그들과 함께 맛있는 요리를 만들며, 그 안에서 자신의 과거와 자신의 현재를 본다. ‘문제아’들에게도 가끔은 ‘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다가간 영우는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영우의 곁엔 ‘최정우’라는 잊을 수 없는 친구가 있다. 생의 한 순간이 사람의 전생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사람과 사람의 만남, 마음, 사랑 같은 것들이 생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안양 인근의 모든 학교에서 주먹으로는 이길 자가 없었던 최정우. 어릴 적 엄마가 자신의 곁을 떠나고, 버려졌다는 자괴감에서도 더욱 강해져야 한다, 친구들을 지켜줘야 한다는 정의감으로 싸워온 의리파다. 그런 그에 비해 을지고에서 늘 맞기만 하는, 왕따의 중심에 서 있는 영우는 일진 상철에게 늘 괴롭힘을 당했고,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게 된다. 늘 비슷한 반경 안에서 스치듯 살았던 그들. 그들이 스쳐가던 삶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맺어지고, ‘친구’라는 새로운 인연은 서로의 삶에 잊을 수 없는 커다란 존재로 자리잡게 되는데. 검은 노을 / 안현상 / 한국소설 / 전2권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