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경주장 경주마들의 삶과 꿈을 그린 동화입니다. ‘경주장’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세계를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 이 책은, 달려야 할 말의 본연의 임무를 저 버린 경주마 벼리를 통해 ‘경주마로서 달려야 할 말들의 운명’과 ‘일등’이란 자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욕심을 경주장 마방의 친구들인 ‘벼리’, ‘불화살’, ‘태풍’, ‘수선화’ 등 생생하고 살아있는 4마리의 경주마 캐릭터를 통해 담아낸 빼어난 작품입니다. 달린다는 것! 그 자체의 의미를 찾아서 말이란 캐릭터를 달려야 한다는 본분을 가진 하나의 생명으로서 바라본 작가는, 각각의 말들에게 자유로운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지만 경주마인 벼리에게 경주장을 달리는 것과 초원을 달리는 것을 구분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경주장이건 풀밭이건 달려야 하는 것은 말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약속된 본분이기에 경주마들에게는 경주장을 달려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말들의 운명 같은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경주마로서 일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일등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달리는 것’ 그 자체를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했던 초록말 벼리에게 모든 경주마들이 부러워하는 일등이란 자리보다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찾아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만남과 이별, 절망과 희망! 그 관계를 찾아서 함께 경주를 했던 기수 아저씨를 낙마시킨 벼리는 그 실수로 자신감을 잃어 결국 반칙대장 ‘태풍’에게 일등의 자리를 내어주고 천덕꾸러기 말이 되어 마침내 경주장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다시는 말을 탈 수 없게 된 기수 아저씨, 기수를 낙마시킨 후 경주장에서 쫓겨난 경주마. 그러나 벼리는 기수 아저씨와 재회하게 됩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 서로에게 일어났던 역경과 좌절을 누구의 탓으로도 돌리지 않고 상대방의 아픔을 끌어안는 화해의 만남으로 이어간 작가는 우리들에게 그 ‘관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벼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어렵게 얻은 출전 기회를 벼리에게 양보하는 마방의 다정한 친구 ‘불화살’, 새침데기 백마 ‘수선화’가 벼리를 돕는 마음씨는 ‘변함없는 우정’과 ‘진정한 용기’를 가르쳐 줄 것입니다. 역동적이고 신비로운 ‘말’이라는 캐릭터를 만나는 즐거움이 가득한 동화 는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작가의 글솜씨, 생생한 캐릭터를 살려내기 위해 힘이 넘치는 드로잉을 화면 가득 펼쳐낸 화가 이형진의 멋진 수채화로 어린이들에게 희망찬 감동의 세계를 선사하게 될 것입니다. 작품 속에서 태풍과 수선화가 벼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듯이 여러분들이 벼리의 친구가 되어 주세요. 달리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박수를 쳐 주세요. 여러분들은 ‘벼리’의 친구들이에요. 친구란 힘을 주지요. 벼리가 초록말로 다시 태어난 것은 자신의 의지대로 달리고 싶었던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높고 푸른 하늘 길은 언제나 열려 있거든요. -작가의 말 중에서 달려가는 말들의 뒷모습이 먼지와 함께 사라지고 전광판에는 말들의 성적이 죽 흘러나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어느 말이 일등을 했는지 살펴보며 아쉬워하기도 하고 기뻐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가만히 앉아 아까 본 말을 생각했습니다. 다시 작은 방으로 돌아가야 하는 말의 커다란 눈이 제 눈앞에서 천천히 깜박거렸습니다. 비로소 그 때 ‘초록말 벼리’의 모습이 제 머릿속에 뚜렷이 떠올랐습니다. - 화가의 말 중에서 -------------------------------------------------------------------------------- 책읽는교육사회실천회의 권장도서 (2005) 어린이도서관연구소 아침독서운동 권장도서 [초등학교 3,4학년] (2005)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4학년 권장도서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