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라쿠(文樂)는 삼백여 년 전에 그 체제가 완성된 일본의 전통 인형극이다. 다유(大夫)의 창(唱),샤미센(三味線)의 반주,그리고 한 인형을 세 사람이 움직이는 삼인조종인형(三人操縱人形),이 세 가지가 결합된 연희가 바로 분라쿠이다. 피를 토하듯 뽑아내는 애절한 노랫가락 ,구슬픈 샤미센의 탄주와 함께 심신(心身)의 미묘한 변화까지도 포착하는 인형의 움직임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과 경탄을자아내게 한다. 분라쿠의 세계는 한(恨)과 정(情)의 세계다. 의리에 묶인 인간의 약점,의리를 좇다 보니 결국은 모든 것이 파멸의 구렁으로 떨어지는 사회의 부조리,의리와 인정의 틈바귀에서 마모되는 약자의 한과 정을 분라쿠의 사장(詞章)은절묘하게 묘사한다. 분라쿠의 대표적인 극작가 지카마쓰(近松)는 「예(藝)는 허(虛)와 실(實)의피막(皮膜)사이에 있다」는 이 예술론은 비단 연희의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일본 문화의 모든 면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문화적 특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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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김학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일본 주오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일본 모모야마가쿠인 대학 문학부 교수와 주오대학 총합정책학부 교수를 역임하였다.
지은 책 및 옮긴 책으로는 <황야에 부르는 소리>, <민족.삶.문학>, <光芒의 1920년대>, <동아시아 세계탐구>,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항일 한국학생운동사>, <제삼세계와 민중문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