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자본의 온라인으로 편성되어 뭔가 요란스러운 21세기 속도와 변화가 지배하고 있는 인간사회를 다각도로 점검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지혜를 짜내는 모습들이 전에 없이 활발하다. 문학은 고대부터 그러한 정신의 깨어남을 위한 길라잡이가 되어 왔다. 진정한 작가나 시인 그리고 비평가는 모순의 현상에 적극 개입하기도 하며 구태의연하고 진부한 사회와 황량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자각 하에 미적 언어로써 늘 일상의 전복을 갈구한다. (중략) 예술적 창조의 행위인 문학작품의 본질을 규명하고 문학계의 유기체적 전체성을 이루는 하나의 완성된 글을 내보이기란 참으로 어렵다. 본서는 연구의 대상을 한정하고 시와 소설에 관한 사회학적 문예학적 구조를 밝혀내는 데 집중했던 박사과정 때 박사논문 준비를 병행하며 씌어진 글들이다. 이수해야 할 과목들의 과제를 단순히 선행 연구자들의 논구를 정리하여 보고하는 단계를 넘어서 비록 깊이 있는 논의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을지라도 새로움이나 기존 논의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의 문학적 진단을 시도 대부분 재학 중이나 졸업 직후에 한국어문학연구회 등을 통해 발표할 수 있었다. 한참 지난 글들을 새삼 살펴보니 부끄러움이 그지없다. 허나 이들을 그대로 하나의 묶음으로 내놓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대학에서 강의를 해오는 동안 대학생들이나 대학원생들로부터 어떻게 논문을 써야하는지 난감해하며 연구에 대한 질문을 숱하게 받는데 학문 활동의 초두에 위치해 있는 후배들로 하여금 문제가 있는 초보적인 단계의 글들을 접하게 함으로써 필자보다 월등히 나은 연구자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머리말 중에서)